원자재 가격 오르면서 신흥국가 경제 회복…강달러 내성 높아져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우려에도 신흥국 채권 펀드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 주요 생산물인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경제가 살아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달러 강세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위험 자산 선호 현상에도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 11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기준 올해 초 이후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6.50%로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0.91%보다 높게 나왔다. 이는 올해초 이후 코스피 수익률 5.8%보다도 높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을 이끌었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10.88%로 채권형 펀드 중에서 상위권의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 곳곳의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형 펀드는 5.81%를 기록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아시아퍼시픽 펀드 수익률은 3.84%에 그쳤다. 고위험·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는 11.04%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설정액도 줄지 않고 있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592억원이 설정됐다. 이는 같은 기간 아시아퍼시픽과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각각 4억원, 1950억원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 수익률과 설정액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신흥국 경제의 기반인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연초 배럴당 30달러대였던 국제 유가가 어느새 50달러 선으로 올라선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더불어 러시아도 생산 제한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 국제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중남미 지역 신흥국 자산과 투자 가치를 높였다.

달러 강세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도 신흥국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신흥국 채권형 펀드는 미국 기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마이너스로 돌아선 바 있다. 더구나 이러한 여파로 신흥국 채권형 펀드 수는 지난해 40개에서 올해 28개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달러 강세에 대한 금융 시장이 받는 충격이 제한되고 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달러 강세 때 신흥국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이 확산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달러 변동성이 줄면서 글로벌 신용 위험을 측정하는 EMBI 스프레드(신흥국 채권 인덱스와 선진국 채권 인덱스의 금리 차)가 2015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미국 인상이 공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미국 단기 금리가 급등할 정도로 달러 강세를 유발하지 않는다면 신흥국 국가 수익률이 안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달러 강세 움직임 속에서도 신흥국 채권 펀드 수익률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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