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유통사업 발주공사가 전체 수주액의 86%로 홀로서기 난항

 

건설업계 가운데 내부거래로 성장한 대표적 사례인 신세계건설이 올해도 그룹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간 확보한 일감 계약금액 가운데 85% 이상을 최대주주인 이마트 등 특수관계사에서 확보했다.

안정성이 보장된 그룹공사에 치중한 경영방침이 주택시장도 서서히 시들어가는 현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에 최적화된 것이라는 평가도 있는 반면, 단순한 매출구조만 유지하다 그룹의 유통사업 확장이 멈추면 신세계건설의 존립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1년 간 신세계건설이 공시한 주요공사 도급계약 체결 현황에 따르면 총 다섯 건의 공사로 확보한 수주금액은 약 49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세 건은 최대주주인 이마트로부터 확보한 일감이다.

△경기도 부천시 옥길지구 이마트 신축공사(1160억원) △김포시 풍무동 이마트 트레이더스(창고형 대형마트) 신축공사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에 위치하는 이마트타운 신축공사(1738억원) 등 유통사업 확장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축공사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로부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인테리어공사(543억원)를 따냈다. 이는 전체 수주금액의 86%에 해당한다. 다섯 건 가운데 그룹사와 무관한 물량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시흥목감 b-3블록 8공구 아파트 공사(674억원)가 유일하다.

이처럼 이 회사는 그룹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3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200억원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공공공사 입찰의 경우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에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만 민간은 별도의 규제 없이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형 건설사들도 계열사 공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그룹 비중이 50%를 넘는 곳은 보기 힘들다. 그룹 내 유통업체를 보유한 롯데건설도 계열사와 수의계약으로 대부분 공사를 수주하면서도 아파트 건설사업을 비롯해 공공공사, 해외사업 등 사업을 다각화해 내부거래 비중은 낮은 편이다.

신세계건설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총수일가의 지분이 20% 미만으로 사익편취 규제대상서 제외돼 있다. 최대주주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주요 주주로 있는 이마트(32.41%)다. 이어 이명희 회장 개인이 9.49%, 정용진 부회장이 0.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내부거래율이 높아 입방아에 오르내리자 회사 측도 지난 2014년 외부 매출을 50%까지 끌어올리자는 내용의 비전을 내걸었지만 경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신세계건설 행보에 업계 평가도 엇갈린다. 한 건설업종 협회 종사자는 “민간까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 안정성이 보장된 그룹공사에 치중한 경영방침이 기업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이상적일 수 있다”이라고 판단한 반면,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계열사 의존도가 높아 사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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