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재난망·LTE·초고속 인터넷 등 수출시장 탐색

권송 SK텔레콤 IoT솔루션부문장이 4일 세계 14개국 24개 재난안전망 기관이 참가한 워크숍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이동통신 3사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 통신기술은 인구가 밀집된 환경에 힘입어 급성장해왔다. 이동통신 업계는 이제 세계최초 LTE 기술 뿐 아니라 5G 기술도 선도하려 한다.

 

SK텔레콤은 4일 자사 재난안전망 기술(PS-LTE 솔루션)을 알리는 워크샵을 개최했다. 이밖에도 전 세계 재난안전망 구축 기술과 사업 현황에 대한 정보도 공유됐다.

 

이날 행사에는 선진국에서 재난 안전망을 담당하는 정부기관과 민간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참가 기관은 14개국 24개에 달했다. 미국 퍼스트넷(First-Net)과 영국 내무부, 프랑스 국민안전처가 여기 포함된다.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자사 국가재난망 시범 사업 추진 성과를 발표했다.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실시된 한국 국가재난망은 6월 세계 최초로 구축이 완료됐다.

 

시범사업과 관련해 SK텔레콤은 우선 기지국을 구축하고 무선 품질을 최적화하는 기술적 노하우를 밝혔다. 그리고 이동이 가능한 배낭형 LTE 장비와 효율적으로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중계기, 세계 최초로 노키아와 함께 개발한 일대다 통신 기술도 설명했다.

 

권송 SK텔레콤 IoT솔루션부문장은 행사 시작 인사말에서 “(이번 행사는) SK텔레콤이 재난안전 통신망 시범사업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차별화된 솔루션의 선도성을 전세계에서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워크샵에서 공유된 각국 재난안전망 구축 전략 및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전 세계 재난안전 통신망의 상용화와 표준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해외 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황 회장은 이미 여러 번 세계적인 행사에 강연자로 나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자사 기가(Gbps)급 속도의 인터넷 기술을 다양한 서비스에 융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유럽 지역에서 광 케이블 대신 기존 랜선을 활용해 초고속 인터넷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기술에 대한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는 역사적인 문화재가 많아 광케이블 시설을 설치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강국현 KT 마케팅 부문장이 9월 29일 열린 기가2.0 전략 소개 간담회에서 KT의 기가 인터넷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KT
KT는 올해부터 터키에 수출을 시작했고 스페인에서 시범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가 와이어라 불린다. 기가 와이어는 트래픽 사용량에 따라 전송 속도를 높이는 베타 부스트 기술과 장비 간 간섭을 줄이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 기술을 통해 랜선으로도 500메가(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효율적인 LTE 망 구축 기술을 개발도상국 사업자에게 전수하려 한다. 권 부회장은 이에 대해 이미 해외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연내에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해외 사업자와 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로 출시한 홈IoT 서비스도 로밍으로 연결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ICT 업계 수출 사업은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전자기기 제조사들이 대표해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내수 사업으로만 여겨지던 통신 사업이 세계적 사업자와 협력하면서 변화하고 있다.

 

다른 국가 사업자와 협력 관계는 통신사업이 기본적으로 규제사업이라는 데 배경을 두고 있다. 주파수 등 공공재에 대해 각국 정부가 허가를 내줘야 사업자가 통신망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국 기업은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그런 점에서 전 세계 사업자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업로드 링크와 다운로드 링크를 같은 대역에서 쓰는 TD(Time Division)-LTE에 대한 협력체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통신 업계에서 국제 전략은 필수가 되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당장은 국내 사업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게 신념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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