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직원수 줄이고 새 먹을거리 찾기 부심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뉴스1
금융권 일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 핀테크 육성으로 비대면 채널이 늘고 저금리 기조로 은행 수익이 저하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을 포함한 특수은행 직원 수는 모두 13만2170명이다. 2006년 12월 말 13만990명을 기록한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다.

은행 직원 수는 2008년 12월 말 13만9840명에 달했지만 이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희망퇴직, 명예퇴직을 대거 신청하며 한 해 동안 1661명이 줄었다. 상반기에는 1450명이 줄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KB국민은행 직원은 407명, 우리은행 167명, 신한은행 123명, IBK기업은행 100명 순으로 감원이 이뤄졌다.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상시화해 퇴직 신청을 받는 동시 신입사원 채용 규모도 줄이고 있다. 올 상반기 은행들이 낸 대졸공채 규모는 지난해의 40%수준에 불과했다.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한 은행은 신한은행, SC제일은행에 불과하다.

현재 진행 중인 은행권 하반기 채용규모도 1년 전보다 3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인터넷 뱅킹 활성화로 은행점포수가 연간 100개 넘게 줄어들고 있는 점도 은행권 일자리 감소를 가속화한다. 올해 6월 말 현재 시중은행 점포수는 529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개 줄었다. 올 상반기에만 84개 감소했다. 은행들이 도입한 핀테크로 현재 은행 방문 없이 계좌개설, 해외송금, 신용대출, 환전 서비스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를 통한 비대면 채널 강화로 고객들이 줄어드는 곳을 중심으로 은행 지점 통폐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 직원 줄이는 동시 수익 악화 대책 분주

저금리 기조로 수익이 줄어든 은행들은 직원 수를 줄이는 동시에 타 업종과의 결합을 통해 수익 마련에도 분주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동부이촌동 지점 1층 공간을 카페와 공유해 '카페 인 브랜치'를 선보이는 등 컬래버레이션 점포를 개점했다. SC제일은행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에 출장소를 운영 중이다.

영화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은행도 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인천 상륙작전, 연평해전, 탐정 등의 영화에 투자했다. 이중 검사외전은 154%, 연평해전 91%, 탐정 37%의 수익을 올렸다. 하나은행도 영화 터미널, 밀정 등 영화 관객 수와 연계된 특판을 출시해 완판 됐다.

한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금융권 수익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에서 직원 수를 줄이는 동시에 새 먹거리를 찾는 추세가 지속될 듯하다”며 “통폐합으로 직원들을 탄력점포, 출장소 등에 배치시키고 채용은 점점 줄일 수밖에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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