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공급과잉 해소 안돼 근본적인 가격 상승 요인 없어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오르자 합성고무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합성고무 가격 상승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울산 남구에 위치한 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 / 사진=금호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합성고무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합성고무 시장이 여전히 공급과잉을 겪고 있어 합성고무업계의 하반기 실적 개선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성고무 가격이 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합성고무 가격은 톤당 1510달러로 전주대비 7.5% 올랐다. 이로써 합성고무 가격은 3주 연속 상승했다. 8월 평균 가격인 1300달러 수준에서 한 달 사이 톤당 200달러 넘게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합성고무 가격을 끌어 올렸다. 합성고무 기초소재인 부타디엔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1분기 평균 가격은 톤당 861달러, 2분기 1008달러, 3분기 1082달러로 집계됐다. 부타디엔 가격은 지난주 톤당 1360달러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전주대비 18% 오른 수치다.

이는 역내 부타디엔 생산 설비가 부족한데다 지난해 12월부터 다국적 석유기업 쉘의 싱가포르 공장이 설비 이상으로 가동 중단된 까닭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부타디엔 수급은 기본적으로 타이트한데 추가 요인이 더해져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합성고무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합성고무 가격 동반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쳐 가격 상승 랠리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합성고무 시장은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 합성고무 공장 가동률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 세계 업계 평균 설비 가동률이 70%대에 그친다. 국내 업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대 생산업체인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공장 가동률은 상반기 기준으로 71.8%다. 최대 합성고무 시장인 중국도 설비를 확충해 자급률 100%를 넘어섰다.

이러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가격 안정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합성고무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순 있겠지만 글로벌 합성고무 설비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근본적 수급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업계 실적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원재료 가격은 오르지만 제품 가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마진이 줄어드는 탓이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부타디엔 가격이 급증했다. 합성고무 가격이 올랐지만 상반기와 비교해 합성고무 마진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금호석화 등 국내 합성고무 생산업체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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