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강점·리조트 융합·IT기술 접목 등 내세워

롯데면세점 노사대표가 월드타워 전망대에 올라 특허 획득을 위한 의지를 다지는 모습(맨 위), 이동호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가 관세청에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서를 4일 제출하는 모습(가운데), 양창훈, 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가 관세청에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서를 4일 제출하는 모습(맨 아래). / 사진=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그룹, 호텔신라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이 4일 마감을 앞둔 가운데 주요 5개 기업은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어떻게 면세점을 운영할 것인지 청사진을 밝혔다. 각 기업들은 면세점 위치의 특성을 활용하거나 IT기술을 접목한 매장을 만드는 등 다양한 운영계획을 공개하며 사업권 획득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롯데면세점·신세계디에프, 지리적 특성 십분 활용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는 면세점 부지의 지리적 장점을 내세워 다른 면세점과의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 월드타워점을 입지로 내건 롯데면세점은 사업계획서에 월드타워점의 위치적 특성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측은 “송파·잠실 지역에서는 한성백제의 역사와 문화 유적지,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며 “면세점 입점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경제 활성화 효과가 강남 어느 지역보다 뛰어난 곳”이라고 밝혔다.

또 롯데면세점 측은 월드타워에 오픈한 전망대나 아쿠아리움 역시 면세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신청서를 첫 번째로 제출한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특허 입찰 성공 기원 행사까지 열었다. 작년 말 특허 심사에서 사업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 6월 말 영업을 중단했다. 롯데면세점은 1300여명의 직원들을 타점 배치, 순환 휴직시키며 이번 시내 면세점 추가 입찰을 준비해왔다.

신세계는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가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을 직접 방문해 특허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세계디에프도 면세점 입지로 확정한 센트럴시티의 지리적 특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신세계디에프 측은 “센트럴시티는 JW메리어트호텔서울, 쇼핑몰 파미에스트리트와 연결되어 있어 쇼핑·관광 인프라를 자유롭게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다”며 “신규 면세점이 들어서면 최근 리뉴얼을 완료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8만6500㎡)과 관광객 유치의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신세계디에프는 센트럴시티가 대중교통 이용에 용이한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센트럴시티는 지하철 3, 7, 9호선, 28개 버스 노선, 공항버스 3개 노선과 연결되어 있다. 이 때문에 신세계디에프 측은 “센트럴 시티는 인천국제공항부터 청담·압구정, 가로수길, 강남역, 홍대, 이태원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주요 관광지와 연결되어 있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가 2년 내 완공할 계획인 워커힐리조트 스파 전경. / 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HDC신라, 특색있는 면세점으로 차별화


SK네트웍스는 리조트와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면세점을, HDC신라는 IT기술을 접목한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다른 면세점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SK네트웍스는 박상규 워커힐 총괄(부사장)을 비롯한 면세본부 구성원들이 서울세관을 방문해 특허 신청서를 4일 제출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성과 면세점 매장크기 확대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탈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 측은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을 만들어 다른 면세점과의 차별성을 드러낼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1200억원을 투자해 인피니트풀과 스파 시설을 갖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2년 내에 완공한다고 밝혔다.

워커힐면세점 매장도 기존 매장 크기보다 2.5배 넓어진 총 면적 5513평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다. 중국인들의 관심이 큰 시계와 보석 매장 특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사)은 양창훈, 이길한 공동대표가 4일 오전 서울본부세관에 방문해 신규 면세점 특허 신청서와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HDC신라는 IT기술을 활용한 IT융복합 체험형 면세점을 만들 계획이다.

HDC신라 측은 삼성의 IT기술을 면세점에 접목해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HDC신라는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Merged Reality)기술을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삼성SDS의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도 면세점 매장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이 자신의 간단한 취향을 입력하고 MR 피팅룸에 들어서면 인공지능이 의뢰인에게 가장 적합한 패션을 제안해 주는 것이 가능해진다. 향후에는 방대하게 축적된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여행지와 맛집 코스까지 안내해줄 계획이다.

◇현대면세점, 중국인관광객 공략 


현대면세점은 방한 관광객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1148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했고 이 중 중국인이 561만 명, 홍콩 대만 등 중화권이 107만 명이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은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가 직접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을 방문해 특허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동호 대표는 “지난해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뒤 1년여간 절치부심하며 준비했다”며 “올해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현대면세점은 면세점 사업 준비의 결과물 중 하나로 지난달 29일 중국 17개 여행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면세점은 면세점을 유치할 경우 ▲현대백화점 이벤트홀 및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 SM타운에서의 한류 체험 ▲한류스타거리 투어 등 강남지역 관광상품 개발 등을 중국 여행사와 협력할 계획이다.

현대면세점 측은 “협약 체결로 면세점 사업의 핵심인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을 확보했다”며 “향후 면세점 사업권 획득 시 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2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올해 말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그동안 비공개였던 평가점수를 공개로 전환해 평가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면세점 운영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심사기준에 부합하는 경쟁력 갖춘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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