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3·프렌즈사천성 등 '돌풍'…흥행주기 짧은 특성 탓에 반짝 인기 그칠 수도
초창기 모바일게임 시장을 이끌었던 캐주얼게임이 최근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애니팡3’, ‘프렌즈사천성 for Kakao’ 등 기존 인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후속작들이 연달아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캐주얼게임은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주로 퍼즐, 달리기 게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캐주얼게임은 2012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초창기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지금과 같은 대형 역할수행게임(RPG)이 전무했다. 넥슨이나 넷마블 같은 대형게임사들도 당시엔 PC 온라인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에 중소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쉬운 캐주얼장르 게임들이 연달아 출시됐다.
이 가운데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 플라이트’, 조이맥스의 ‘윈드러너’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 게임들은 모두 국민게임이라 불릴정도로 캐주얼게임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캐주얼게임은 귀여운 캐릭터와 간편한 조작 등을 무기로 특히 여성 유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초창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유저들을 모바일게임으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도 캐주얼게임이다.
그러나 캐주얼게임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도에 들어서면서 대형 개발사들도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 대형 모바일 RPG들을 차례로 선보인다. 여기에 인기 TV 연예인을 활용한 스타마케팅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은 RPG 위주로 빠르게 재편됐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RPG 천하였다. 그러다 최근 애니팡3, 프렌즈사천성 for Kakao 등 캐주얼게임이 흥행 돌풍을 다시금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7일에 출시된 애니팡3는 나흘 만인 9월 30일에 이미 다운로드 건수 90만건을 훌쩍 넘어섰다. 출시 후 2일 차에 애플 앱스토어와 원스토어의 인기 게임 장르 1위에 오른데 이어 30일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애니팡3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스토리 전개와 스테이지 화면 분할, 다양한 특수 기능의 블록을 선보인 모바일 퍼즐 게임으로 2012년 출시된 애니팡의 세 번째 시리즈다.
이에 앞서 지난달 8일 출시된 카카오의 프렌즈사천성 for Kakao 역시 같은 그림의 블록을 서로 짝을 맞춰 없애는 사천성 게임 방식을 내세우며 앱 마켓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렌즈사천성은 카카오프렌즈의 IP을 기반으로 만든 세 번째 게임 타이틀이다.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23일 만에 예약자가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프렌즈사천성은 출시 후 첫 주말인 지난 9월 11일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1위에 올라섰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기준 무료 인기 게임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우파루팡’ 등의 캐주얼게임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캐주얼게임 인기를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닌텐도도 인기 캐릭터인 슈퍼마리오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 ‘슈퍼 마리오 런’을 오는 12월 애플 운영체제(iOS)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캐주얼게임 흥행에 대해, 최근 쏟아져 나온 비슷비슷한 RPG에 질린 유저들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로 회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애니팡3의 경우, 한때 국민게임이라 불렸던 애니팡을 계승하면서 과거 애니팡을 즐겼던 유저들의 복귀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프렌즈사천성 역시 최근 여성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전면으로 내세운 점이 흥행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캐주얼게임의 인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오는 10월 중순부터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등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들이 연달아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RPG 홍수에 지친 유저들이 단순한 캐주얼게임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특히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후속작들이 나오면서, 기존에 전작을 즐겼던 유저들이 대거 게임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캐주얼게임은 타장르에 비해 흥행주기가 짧다”며 “인기 IP를 활용한 신작 RPG들이 출시되면 인기순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