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적 해외M&A로 삼성의존도 줄여…디지털 전략도 본격화

지난 7일 광주 전남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 청춘問답 광주 편에서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이 ‘최신 트렌드를 알면 더 나은 삶이 보인다’ 는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삼성그룹, 뉴스1

 

삼성전자 실적에 큰 영향을 받던 광고업체 제일기획이 ‘자기만의 길’을 찾은 모습이다. 공세적 해외 M&A를 통해 삼성의존도를 줄인 게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덕에 올림픽 흥행 부진 유탄도 피해간 모양새다. 디지털 전략도 점차 효과를 낼 전망이다.

30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이 완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출시한 갤럭시노트7이 발열과 폭발 문제로 논란을 빚으면서 제일기획 역시 영향을 받으리라는 전망이 있었다. 제일기획의 국내매출을 떠받치는 기둥이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 삼성전자 갤럭시S7이 판매호조를 보이면서 제일기획의 광고물량도 증가했었다.

그럼에도 갤럭시노트7 폭발 리스크는 크지 않았다. 광고물량 중 삼성전자 비중이 2013년 72%에서 2016년 65%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동력은 M&A다. 제일기획은 지난 4월 영국 자회사 아이리스(Iris)를 통해 영국의 B2B(기업 간 거래) 마케팅 전문회사 회사 파운디드(Founded)를 인수했다. 영미권 공략도 본격화한 셈이다. 이외에도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와 중국도 거점지역으로 설정해놓은 상태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광고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일기획 영업총이익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 중”이라며 “해외 M&A 추진을 통해 비계열 광고주를 영입하면서 삼성전자 의존도를 감소시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갤럭시 노트7 이슈가 3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제일기획은 해외 매체 부분을 담당하지 않아 광고물량축소에 따른 영향도 없다”고 밝혔다.

실제 M&A로 품에 안은 자회사를 포함한 해외 영업총이익은 지난해 29% 성장했다. 파운디드 인수효과로 올해도 10% 이상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제일기획의 공세적 M&A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 흥행 부진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모양새다. 당초 3분기는 브라질 리우올림픽(8월) 특수 덕에 국내외 광고시장이 호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올림픽 메인스폰서도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현격한 시차 등이 악영향을 끼치면서 국내에서는 올림픽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이때 역시 제일기획 주가와 실적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쪼그라드는 TV광고 시장 돌파구로 디지털을 택한 점 역시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지상파 TV 광고 규모는 1조7000억~8000억원대다. 그 사이 모바일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1조원대를 넘어섰다. 이 상황에서 제일기획이 택한 파트너는 글로벌 IT최강자인 구글과 페이스북이다.

제일기획은 4월 구글과 디지털 미디어 광고에 대한 업무 협력을 맺었다. 구글의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해 디지털 광고 상품 활용 등 디지털 마케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어 7월에는 페이스북과 '디지털 광고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제일기획은 페이스북의 광고 플랫폼 운영 업무에 대한 지원 사업을 맡게 됐다.

광고전문가인 김대연 TBWA KOREA 미디어플래닝팀 수석국장은 ‘2016년 광고시장 전망 및 효율적인 미디어전략’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의 수요 확대로 인해 유튜브와 SMR,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까지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올해 모바일 광고시장은 30%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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