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원금 손실이 큰 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 주의 당부
지난해 5월 은퇴를 앞둔 직장인 A씨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권유를 받았다. 은행 직원은 주가연계증권은 예금보다 높은 연 7~8%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직원은 또 이 주가연계증권이 주가지수 3개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두 지수가 3년 동안 80~95%를 유지하고 두 지수 중 하나가 절반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투자한 상품은 홍콩항셍중국기업(HSCEI) 지수 등 3개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계됐다. 각 주가지수가 가입 당시 수준보다 50%를 초과해 하락하면 녹인(원금손실)이 발생하고 이후 3개의 주가지수가 가입 당시 수준의 80%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이었다.
A씨는 "설마 HSCEI 등 3개 주가지수가 가입 당시 수준보다 50%를 초과해 하락할까라고 생각했다"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올 2월 HSCEI 지수는 가입 당시보다 50% 이상 하락해 원금 중 2090만원을 날렸다.
A씨의 경우처럼 원금 손실이 큰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로 인해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사 직원은 금융소비자에게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을 권유하면서 '원금이 사실상 보장되는 주가연계증권'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주가연계증권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금융꿀팁 200선-ELS 등에 대한 투자 시 유의사항'을 발표했다. 주가연계증권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임을 강조하며 투자 시 유의사항을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파생결합증권은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다"며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ELT)이나 주가연계펀드(ELF) 등도 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동일한 위험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금감원은 기초자산 수가 많고 제시수익률이 높을수록 더 위험하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파생결합증권 기초자산이 여러 개라는 것은 이중 하나라도 손실발생 조건에 해당될 경우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기초자산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충족해야 할 조건이 많아지게 된다. 이는 수익으로 상환될 확률이 낮아져 손실위험이 높아진다.
아울러 금감원은 파생결합증권은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규모가 커지는 꼬리위험(Tail Risk)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 결과 2003~2015년 손실 상환된 주가연계증권 평균 실현 손실률은 37.28%였다.
중도환매(상환)시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파생결합증권 투자기간 중 중도에 상환을 신청할 경우 해당시점에 산정되는 중도상환가격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장준경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높은 제시수익률은 곧 높은 위험을 의미한다"며 "금융사가 제공하는 수익률 정보만을 보고 투자하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제시수익률에 따르는 높은 위험성을 이해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