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97% 강남권 편중…평균 3억원대에 6억 이상도 나올 듯

서울시 관게자가 임대주택 공급계획에 대해 설명학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서울시가 다음달 공급할 장기전세임대주택(시프트)의 보증금이 최고 6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누구를 위한 임대주택 정책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공급물량의 97%가 강남권에 편중된 것도 문제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대주택시장 내에서 강남권의 인기는 고가 보증금 때문에 강북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다. 다음달 공급될 시프트 물량은 강남권이 대다수를 이룸에 따라 일각에서는 고가 보증금에 따른 미달사태까지 우려할 정도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다음달 시프트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전체 공급물량은 1400세대에 달한다. 위치는 송파구 위례신도시(998세대), 송파구 오금동(157세대), 송파구 거여동(128세대),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에스티지(65세대), 구로구 고척동(39세대) 등이다. 약 40세대를 제외한 1300여 세대가 송파구와 서초구에서 공급되는 것이다.

일반 청약시장에서 강남3구의 인기는 끝모를 고공행진을 이어가지만 임대주택 시장에선 사정이 다르다. 비강남권의 청약은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반면 강남권은 인기가 없어 2순위까지 추가모집을 받는 실정이다. 실제 올 상반기에 공급된 래미안 래미안 서초스위트(59㎡)는 1대 1로 미달을 간신히 면했다. 다른 강남권 임대주택 아파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임대주택 시장 내 강남권 비선호 현상의 원인은 보증금에 있다. 시프트 보증금은 주변 아파트 시세의 80% 수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인근 전세 시세가 높으면 임대주택 보증금도 올라간다. 때문에 지난 회차에서도 일부 강남권 임대주택 보증금은 6억원을 넘기도 했다.

이번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의 전체에 달하는 공급물량이 강남권에서 풀릴 예정이어서 보증금 평균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전체 공급물량의 다수를 차지하는 위례신도시 59㎡는 3억 초중반대에, 84㎡는 4억원 수준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초구 신축 아파트 59㎡는 6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임대주택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는 버거운 금액일 수밖에 없다.

시프트 청약을 계획 중인 한 시민은 “서울시 전체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4억원인데, 무주택자 서민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59㎡ 소형 아파트 값이 3억 중반에서 최고 6억 원 대까지 나온다는 게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임대주택과 관계자는 “인근시세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는 형태이다보니 전셋가가 오르면서 임대보증금도 높아졌다”고 인정했다. 이어 “일부 임대주택이 6억 원 이상으로 책정되면서 문제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적당한 공급가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합리적 가격을 산출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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