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드릴십 조기 인도 협상 실패…회사측 “유동성은 괜찮다” 애써 태연

27일 1조원의 유동성 확보 문제가 걸린 대우조선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2기 인도가 당초 합의됐던 9월 말에서 또다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뉴스1

 

대우조선해양 자금사정이 악화일로(惡化一路)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경영난을 이유로 대우조선에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척 인도 시기를 정하지 못 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인도 문제 해결을 위해 2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장을 다녀왔지만, 아무런 답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대우조선에 따르면 정 사장은 소난골 관계자를 직접 만나 조기 인도 방안과 잔금 지급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오후 두바이로 출국했다가 26일 오후 귀국했다.

22일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만큼 소난골 드릴십 인도 시기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정 사장이 소난골과 대면에서 아무런 소득 없이 귀국하면서 9월말 인도는 어렵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잔금의 20%를 지분으로 받기로 한 협의 내용과 관련해 최근 이사회를 열어 특수목적회사 설립(SPV) 안건을 승인했다는 점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안다"며 "소난골의 파이낸싱 작업이 늦어져 이달 말 인도가 어렵게 된 상황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드릴십 2척을 6월과 7월에 각각 인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난골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인도 시기가 지연돼 왔다.

대우조선은 소난골이 지급해야 하는 잔금 9억9000만달러 중 80%는 현금으로 받고 20%는 드릴십을 운영할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해 지분으로 취득하고 향후 상환을 받기로 소난골과 협의했다. 드릴십 인도는 이달 30일까지 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연내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이 없어서 1조원의 대금을 이달 안에 받지 못해도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면서 "미루어진 인도 시기를 가능한 당겨 잡도록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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