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옥석 가리기 필요"…배당 성향, 수익률, 연속성 등 참고해야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이 지속하는 가운데 나온 특이 현상이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0개의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지난주 이후 142억원, 그 전주보다는 157억원이 증가했다. 시간을 최근 3년으로 늘리면 주식형 펀드 자금은 10조원 이상 이탈 됐지만 배당주 펀드에는 2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처럼 배당주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일반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배당 성향이 짙은 기업들은 실적이 크게 곤두박질 치지 않는 한 꾸준히 배당 정책을 유지한다. 연 1회 또는 중간 배당을 하는 회사의 주주일 경우 두 번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해당 주식이 상승할 경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저금리와 저성장이라는 환경도 배당주 투자를 떠오르게 했다. 제로 금리에 가까운 정책 금리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1~2%에 머물면서 저축만으로 안정적인 자산 형성이 쉽지 않아졌다. 국고채 수익률 역시 지난해 코스피 배당 평균 수익률보다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배당주 펀드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는 지난 3년간 평균 수익률이 20.1%로 양호할 뿐만 아니라 연초 이후 다른 펀드들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기업의 이익 성장에 대한 확신이 강하지 않은 국면이어서 배당주 펀드 수익률 우위는 지속할 전망”이라 밝혔다.
배당주 투자 방법에는 종목별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을 따져 직접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이 있다. 직접 투자가 어려운 투자자들에게는 펀드와 ETF를 이용해 전문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특히 ETF는 매매가 용이하고 펀드보다 수수료가 낮아 최근 들어 ETF를 통한 배당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다만 배당주 투자라 해서 모든 배당주 상품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펀드와 ETF의 경우 구성하는 종목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올해 7월과 8월은 대형주 위주의 상승으로 중소형주가 소외되면서 관련 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반대로 해외 배당 펀드는 글로벌 증시 상승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
21일 기준 국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동양 중소형고배당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 -11.12%, 1년 수익률 -15.06%를 기록하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또 ‘현대인베스트먼트 중소형배당주펀드’, ‘트러스톤 장기고배당펀드’는 연초 이후 각각 -10%, -7%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배당 성향이 높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에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 아시아퍼시픽 고배당 재간접펀드’가 연초 이후 7.41%의 수익률을 올렸다. ‘한화 글로벌배당주펀드’, ‘IBK다보스 글로벌고배당펀드’ 수익률은 각각 5.35%, 5.40%를 기록하고 있다.
직접 투자자도 배당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투자에 앞서 안전 마진을 구축할 수 있는 저평가된 배당주를 찾아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배당수익률이 예금 수익률 1.54%를 뛰어넘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최근 2년과 당해 이익 성장률이 0 이상인 기업이 좋다”고 배당주 기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투자자들은 배당성향, 배당 연속성 등 배당 지표도 참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