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급증불구 즉시 가용 유동성 자산 비중은 절반 미달

금융계열 캐피탈사들이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대응능력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신용평가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금융계 캐피탈사들의 빠른 자산 증가세에 비해 유동성 관리 능력은 향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권대정 한신평 금융평가본부 금융2실장은 "자산이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감당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과 차입금 상환능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산 4조원 이상, 신용등급AA- 등급 대형사는 유동성 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금융계열 캐피탈사들의 총 자산은 6월 현재 42조9000억원으로 4년만에 두배 가량 늘어났다. 특히 KB와 JB우리캐피탈은 총자산이 6조원을 넘어서면서 연평균성장률(CAGR) 기준으로 20% 넘게 성장했다. 산업계열 캐피탈사들은 총 자산이 19조원 수준으로 4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점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주요 캐피탈사 자산 증가 현황 / 표=한국신용평가

 

 

 

반면 유동성 대응능력은 자산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등급의 대형사들의 3개월내 만기도래 차입부채 대비 즉시 가용 유동성 자산은 48% 수준으로 나타났다. 캐피탈사는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3개월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 가운데 절반 가량은 금융그룹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권 실장은 "이미 캐피탈사의 몸집이 4조원 이상 커진 상황에서 매월 1500억원 가량을 조달해야 한다"며 "자금 상황에 따라 영업규모를 축소한다면 결국 성장성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NICE신용평가도 지난 8일 캐피탈사들의 신용도에 우려를 표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된 가운데 업종내 경쟁은 심화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NICE신용평가는 유동성과 자산건전성 리스크를 지적했다.

 

현승희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2실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크레딧 이벤트 발생후 캐피탈채 조달환경이 예전보다 경색된 가운데 캐피탈사들의 유동성 대응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며 "차입부채의 가중평균 듀레이션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탈사의 회사채 듀레이션(Duration)은 2012년말 1.79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듀레이션은 채권의 현금 유입을 만기수익률로 할인한 금액을 장래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가중해서 계산한 수치다. 듀레이션이 길어지면 그만큼 만기구조가 장기화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캐피탈사들의 회사채 듀레이션 평균치는 올해 3월말 기준으로 1.64까지 떨어졌다.

 

캐피탈사 회사채 듀레이션 증감 추이 / 그래프=NICE신용평가

 

현승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캐피탈사들이 수익성 보완 측면에서 단기자금의 금리 수준이 낮은 점을 활용하기 위해 자금조달 과정에서 만기를 단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며 "캐피탈사 회사채 듀레이션의 감소는 캐피탈사 만기구조를 단축시키고 단기 상환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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