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맨에서 KT 통신맨으로…"2020년까지 네트워크 속도 10배 빨라져"

황창규 KT 회장이 21일(현지시각)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특별강연에 나선 모습. / 사진=KT

 

황창규 KT회장이 20(현지시각) 하버드대 메모리얼 홀에서 이동통신 혁신 전략에 대해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특강으로 마련됐다.

 

황 회장은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은 단순히 네트워크 인프라만 제공하는 덤파이프(Dumb Pipe)’ 사업자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KT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는 대신 네트워크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이 하버드대 강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5년 첫 강연 당시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이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 자격으로 강단에 섰다. 황 회장은 삼성 재직 기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집적도는 일년에 두 배가 된다황의 법칙을 만든 인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두 번째 강연에서는 통신망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나섰다. 황 회장은 2014KT 회장 선임 이후 일관된 주장을 펴왔다. 그는 MWC2016(모바일월드콩그레스) 행사에서도 덤파이프로 전락하기 전에 융합기술을 선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강은 평소 전략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황 회장은 새로운 황의 법칙을 소개했다. 그는 "2020년까지 네트워크 속도는 10배 빨라지고 빅데이터, 안전 감시, 보안도 10배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를 대비해 KT는 속도, 안전감시, 빅데이터, 보안이라는 4가지 영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꾸준히 소개되고 진행돼 온 전략이다.

 

특히 속도는 5G 서비스를 선도하기 위한 주요 네트워크 영역이다. 통신 속도가 빨라져야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정보 뿐 아니라 가상현실(VR)이나 홀로그램 같은 대용량 콘텐츠 데이터도 실시간 전송된다.

 

KT2014년 기존 초고속인터넷 대비 최대 10배 빠른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그리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5G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황 회장은 빅데이터 전략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18일 뉴욕에선 브로드밴드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빅데이터 공동과제를 추진하자며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의 노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브로드밴드 위원회는 유엔(UN) 주도로 설립한 전 세계 통신 대표 협의체이다.

 

감염병 확산 방지 과제가 성공하려면 강력한 통신 인프라 뿐 아니라 각국 통신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빅데이터 정보도 필요하다. 감염병 확산 경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을 통해 신기술이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뿐 아니라 의료 분야까지 바꿀 수 있다.

 

황 회장은 앞으로 벌어질 네트워크 혁신은 속도만 향상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가 융합 솔루션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면서 지능형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미래는 모바일 시대보다 훨씬 거대하고 폭 넓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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