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반출 결정 앞서 카카오맵 출시… SKT는 T맵 자율주행차 전략 본격화
카카오가 19일 카카오맵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국내 지도앱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구글의 정밀지도 반출 요청에 대한 심사를 11월까지 미룬 상태다. 때문에 카카오가 한국 구글맵 서비스 개선에 앞서 국내 지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맵은 기존에 개발하던 서비스로 구글맵 정밀지도 반출 문제가 나온 시점과는 큰 관련이 없다"면서도 "기존 구글맵에 없는 회전 기능이나 입체적인 위성 사진 등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맵은 보행자를 위해 길을 찾아준다는 본래 모바일 지도 서비스의 모양새를 갖췄다. 카카오는 국내 최초로 모바일 지도에 벡터 방식을 적용하고 특정 위치를 위성사진으로 보여주는 3차원 스카이뷰 기능도 준비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도 지도보다는 내비게이션에 가깝다.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기업이 내놓은 보행자용 지도 서비스는 웹 지도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긴 수준이었다. 우선 양사 앱은 화면 상에 2차원 지도에 사용자 위치를 표시해주는 식으로 길안내를 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던 대중교통, 자동차 길찾기 기능 등이 포함됐다.
이 기능들 중 일부는 세계 모바일 지도 서비스 1위 구글맵도 보유하고 있다. 구글맵은 해외에서 화살표를 좇아 입체적인 거리를 구현하는 벡터 기능을 제공하고 특정 위치를 위성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한국 정부가 제작한 정밀지도를 활용할 수 없다.
현재 구글은 자사 구글맵(Google maps)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온전히 제공하기 위해 국토지리정보원 정밀지도 반출을 신청했다. 현재 국내에 서버가 없는 구글은 SK로부터 지도를 구해 국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 자체에 지도를 재가공할 권리가 없어 지도 서비스도 반쪽짜리로 제공되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가 결국 지도 반출을 결국 허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초엔 미국 무역 대표단이 국토 지리정보원장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세계 모바일 지도 서비스 1위 구글맵이 한국에 본격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이 한국 기업에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정치권에선 안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리정보원이 구글에 주요 군사시설을 지운 정밀지도를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구글 위성사진 서비스와 지도가 융합하면 특정 위치에 있는 군가시설 모습이 위성 사진으로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카카오는 국토부와 협약을 통해 위성사진을 제공 받기 때문에 정부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T맵을 자율차와 연결할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관련 기술은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도 지도 서비스 뿐 아니라 지도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사업을 진행하려는 구글과 경쟁하게 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구글이 한국에서 플랫폼 사업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곧 지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도 심화하고 갈등도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