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시대 투자 수단 주목…자산 가치 하락, 공실 발생 등 위험 고려해야

저금리·저성장 속에서 부동산 펀드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부동산 펀드는 실물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 분배하는 형식으로 일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앞다퉈 부동산 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고 화답하듯 부동산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다만 자산 가치 하락, 공실 발생 등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 펀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펀드 순자산 규모는 40조1000억원, 부동산 관련 펀드 수는 766개로 집계됐다. 부동산 펀드 규모는 2006년 4조2000억원과 비교해 10배 성장했고 펀드 수는 6배 증가했다. 전체 펀드에서 부동산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6년 1.7%에서 올해 상반기 8.8%로 늘었다.

부동산 펀드가 인기를 끄는 데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자산이 많지 않은 까닭이다. 부동산 펀드는 실물 자산 임대 수익 등을 통해 5~7%의 기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예금이나 적금은 1~2%대 이자 수익에 그친다. 주식과 채권 시장도 대외 불확실성 탓에 변동성이 큰 데다 글로벌 경제 저성장으로 기대 수익률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한 증권사 PB(개인 자산 관리 전문가)는 “부동산 펀드는 채권 이자같은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면서 향후 자산 매각 시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들어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확정적인 금리를 내세운 부동산 펀드 상품이 등장하면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부동산 펀드 수익률이 나쁘지 않은 것도 부동산 펀드 매력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국내 부동산 펀드 1년 평균 수익률은 5.06%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41%,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2.53%보다 높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경우 1년 평균 수익률은 7.88%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 정책 변화도 한 몫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부동산 펀드는 사모형이 대다수로 1억원 이상의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만 투자가 가능했다”며 “정부가 500만원으로도 부동산 사모펀드에 투자 가능한 공모 재간접 펀드를 도입할 것으로 보여 투자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재간접 펀드는 이미 운용 중인 펀드에 재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상황은 실제 수요가 돼 공급자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4년만에 등장한 것이 인상적이다. 하나자산운용은 7월 19일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손잡고 ‘하나 그랜드티마크 부동산펀드 1호’를 출시했다. 그랜드티마크 호텔 임대로 연 5.5% 수익률을 내세운 이 펀드는 한 시간만에 목표 공모액을 채우는 기염을 토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부동산 펀드에 적극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9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오피스빌딩 4개 동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공모펀드’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앞서 7월 1일 출시한 사모 펀드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ABS’는 공모 방식으로 판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출시 이틀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5%의 이자 지급을 보장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투자에 앞서 부동산 펀드도 위험 요인이 있다는 것은 유념해야하는 부분이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실 실물 부동산 시장 여건은 좋지 않다. 장기화된 저성장으로 기업의 오피스 임대 수요는 위축돼 있고 비용 절감을 통해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임대 수익이 정체돼 있다”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부동산 펀드가 지니는 위험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면서 일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전경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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