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보험 불완전판매율, 보험사 평균보다 두배 높아…"보험 정보제공 시간도 늘려야"
TV홈쇼핑에서 보험 상품을 팔 때 청약철회와 정보제공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험사와 홈쇼핑사가 소비자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홈쇼핑채널의 보험 불완전판매율(0.78%)은 보험사 전체 불완전판매율(0.4%)보다 두 배 높았다. 설계사의 보험 불완전판매율은 0.31%였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홈쇼핑 보험 계약해지율도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2015년 홈쇼핑 채널의 보험 계약해지율은 생명보험 0.99%, 손해보험 0.51%였다. 설계사 채널의 생명보험 계약해지율 0.44%, 손해보험 0.15% 보다 높다. 보험사 전체 해지율(생명보험 0.57%, 손해보험 0.22%)보다도 높았다.
조윤미 CTV소비자연구소 대표는 19일 홈쇼핑 보험판매 동향과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홈쇼핑과 같은 비대면 상품 판매는 대면 판매보다 숙려기간이 더 길어야 한다"며 "홈쇼핑 청약철회 기간을 기존보다 더 길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선 숙명여대 교수는 "홈쇼핑 채널은 한정된 시간에 불특정 다수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아야 한다. 이는 불완전판매율과 이로 인한 계약해지율을 높이는 주 원인이다"며 "불완전판매를 없앨수 있도록 보험 정보제공 시간은 늘리고 광고성 시간은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의선 교수는 "홈쇼핑에서 보험을 판매할 때 보험 필수 안내사항 등 중요정보 제공 시간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며 "소비자가 문자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윤미 대표는 "홈쇼핑에서 보험 불완전판매는 단독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홈쇼핑에서 보험을 광고하면 결국 TM(텔레마케팅)을 통해 계약이 이뤄진다. 홈쇼핑 보험 불완전판매의 근본 원인은 TM과정에 있다"며 "홈쇼핑 판매 방송과 TM 과정을 묶어 연대책임을 지는 규제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홈쇼핑 보험상품 판매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윤미 대표는 "홈쇼핑 보험상품 판매는 기존 보험 상품을 홈쇼핑으로 광고한다. 홈쇼핑은 소비자와 TM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일 뿐이다"며 "홈쇼핑 보험상품 판매에서 판매채널 간 가격 인하 등 경쟁적 요소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홈쇼핑 보험 판매에서 소비자 편익보다 보험사와 홈쇼핑사 이익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제경 라이나생명 전무는 "홈쇼핑 보험의 불완전판매율은 TM대리점 보다 낮다"며 "홈쇼핑 보험 판매에서만 과장 광고나 충동 구매가 일어 난다는 가정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원상 현대홈쇼핑 부장은 "홈쇼핑 보험 판매는 대중매체를 통해 보험의 인식 개선에 기여했다. 소비자들에게 보험 선택권도 늘렸다"며 "홈쇼핑 보험 판매 성장을 막는 규제가 강화되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보험판매는 2003년부터 시작했다. 2015년 영업실적 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