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파업에 매출차질 추산액 1조8500억원…사측 성과급 인상 등 ‘당근’ 제시 가능성↑
점입가경이다. 현대차 노사가 추석 연휴가 끝난 이번 주 중으로 교섭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조가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 매출차질액이 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13일 쟁대위 속보를 통해 ‘추석 연휴 후 강력한 투쟁전술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추석 전 벌였던 협상이 틀어지자 강경투쟁 카드를 다시 빼든 것이다.
노조는 속보에서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80%에 육박하는 조합원의 요구가 무엇인지 분명히 전달했다. 지금은 경영의 어려움을 고집할 때가 아니라 조합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석 연휴 이후 사측의 추가 제시가 있다면 교섭재개를 고민할 것이지만, 추가 제시안이 없다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전술을 구사해 사측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총 16차례의 부분·전면파업을 벌였다. 현대차는 이 탓에 자동차 8만3600여대 생산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차질 추산액은 1조8500억원이다. 향후 부분파업이 재개될 경우 매출차질액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8월 27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협상 타결 목전까지 갔다.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 합의안에 담겼다.
그러나 노조 찬반 투표에서 낮은 임금인상에 반발한 조합원 78% 반대로 부결됐다. 노조는 2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노조가 대응 수위를 높인 가운데, 업계 관심은 현대차 추가안에 쏠린다.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 줄어든 309만2223대를 판매했다. 실적이 좋지 않은 현대차가 임금피크제 철회나 성과급 인상카드를 통해 노조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잠정합의안까지 도출됐다는 것은 노사 지도부 모두 임금인상 등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었던 것이다. 단지 노조 내 강경파를 어떻게 달래느냐가 문제”라며 “임금인상률을 높이지 않는다면 임금피크제나 성과급 등에서 현대차가 전향적인 안을 들고 나올 수 있다. 실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노사관계까지 악화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