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보고서…"정의선, 상속과 현대엔지니어링 활용해 재원마련 가능"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의선 부회장과 기아차 간의 지분 교환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태호·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모비스를 장악하면 현대차·기아차에 대한 지배력이 자연스럽게 확보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 기아차-모비스 간 순화출자를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모비스→현대차 등 순환출자 고리 3개가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룹 순환출자 해소와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보를 위해 가장 유력해 보이는 개편안은 정 부회장과 기아차 간의 지분교환이라고 두 연구원은 판단했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 23.3%와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 16.9%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기아차 보유 지분가치가 정 부회장 보유 지분가치보다 3조원가량 높은 점이다. 에와 관련해 두 연구원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서울고법이 구 삼성물산 주식의 저평가를 인정했고 외국인투자자·기관투자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주가 부양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이 과정에 정 부회장의 추가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회장이 이를 통해 모비스 지분을 확보할 경우 기존 정몽구 회장 지분을 포함하면 총수일가 지분은 23.9%까지 높아진다. 더구나 모비스가 지주회사가 아니기에 별도 중간금융지주 없이 금융계열사 지배가 가능하다.
이 경우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거세지는 지배구조 개편 압박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비스를 영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후 지분 교환 등을 거칠 경우 정 부회장이 최종적으로 모비스 투자회사 지분을 41.1~56.9%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그룹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다른 2개의 순환출자 해소에는 1조 741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연구원들은 이 방안이 주주총회와 지주 전환 없이 순환출자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다른 개편 방안으로는 모비스·현대차·기아차를 각각 투자부문과 영업부문으로 분할해 각 부분을 합병하는 안도 제시됐다. 현대차 입장에선 이를 통해 기존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할 수 있고 총수일가 지분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외국인 주주가 절반 가까이 되는 각 회사의 주총을 통과해야 하고 금융계열사 지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게 된다. 이밖에도 모비스-글로비스 합병, 모비스-현대차-글로비스 삼각분할합병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언급됐다.
한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 부회장이 ▲지분 상속 ▲현대엔지니어링 활용 등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