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발표, 3년 연속 2%대 전망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발표한 ‘2017년 한국 경제 전망’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이같이 예측했다. 저성장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반기(2.4%)보다 하반기(2.8%)에 경기가 다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내년도 수출은 세계 경기의 전반적인 완만한 회복세, 국제 유가 상승,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3.8% 늘어나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보인 수출이 내년에는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리스크, 완화적 통화정책 한계로 인한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하방 요인이다. 내년도 경상수지는 올해보다 95억달러 감소한 890억달러로 전망했다. 건설 및 운송수입 부진으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연구원은 고용의 경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취약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기 회복 부진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도 확대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내년 실업률이 3.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 악화, 공급과잉에 따른 부동산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민간소비가 2.0%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고령화, 주거비 부담 등은 가계 지갑을 닫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이다.
연구원은 건설투자의 경우, 3.9%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건축허가 및 건축수주 실적 감소, 과잉공급 물량 조절 등으로 올해보다 3.4%포인트 낮춰 잡은 증가율이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규모가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점도 공공부문 건설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설비투자는 올해 2.5% 감소한 데서 벗어나 2.0%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산업 구조조정, 내수 침체 등 기업 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정부 투자활성화 대책 등이 민간 투자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외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되나, 브렉시트의 불확실성과 완화적 통화정책의 한계 등의 영향을 받는 유럽과 일본은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은행부실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있겠지만, 서비스업 육성과 부동산 경기 회복 등 내수시장 회복으로 둔화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봤다. 또 신흥국은 올해 경기 저점을 딛고 내년에는 회복세가 점차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는 공급과잉이 완화되면서 내년에도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의 시장 점유율 경쟁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유가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달러화는 강세일 것으로 봤다. 또 엔화는 양적 완화 정책이 이어지며 약세 요인이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라는 강세 요인도 있어 강보합을 예상했다.
아울러 연구원은 저성장 방지 대책으로 △내수 기반 강화 △투자활성화 노력 필요 △부동산 경기 관리 △주력산업 수출 경쟁력 제고 △실효적인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 고용 창출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 등으로 가계 소비 여력을 확충하고 가계부채 연착륙 노력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고 수출 회복 견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