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발행잔고 업계 상위…합병 매수청구권에 주가 등락폭은 제한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올해초 9000원대 위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7800원대까지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상위권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잔고를 갖고 있어 상승모멘텀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연말로 연기된 합병은 여전히 주가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미래에셋대우는 전일 대비 0.64% 하락한 7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미래에셋대우는 8월이후 5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매번 하락 마감 중이다.
전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을 오는 12월28일로 두달 가까이 연기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사유는 절차상 처리해야 할 사항이 많아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 주가 하락에 우선매수권 행사시 부담 때문에 합병 일자를 연기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합병 준비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필요했다"며 "기존 계획대로 11월에 합병할 경우 회계결산기간이 복잡해지는 영향도 있어 12월말 합병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인수된다는 사실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주가는 1만1000원수준이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7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전인 지난해 고점은 현재 주가의 두배가 넘는 1만8550원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하락세가 연말에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ELS 발행 잔고가 부담이다. 이미 상반기에도 상품운용 손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440억원으로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주로 ELS에서 헤지운용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연말로 예정된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도 부담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7999원 이상 상승하는데 제한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현 주가에서 더 이상의 급격한 하락도 이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주식에 행사가 7999원짜리 풋옵션이 걸려 있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합병 이후 주가도 바로 상승세에 들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형 자본 확보로 자본확충 부담은 적지만 신규 수익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증권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대형투자은행 육성방안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우려가 나온다. 규모를 키운 만큼 당장 수익이 쏟아질 만한 뾰족한 혜택은 없어서다.
지난달 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방안에서는 자본규모 3조원, 4조원, 8조원으로 구분해 수준별로 자금조달, 자본규제완화, 신규업무 확대 등 총 5가지 영역에서 규제 완화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증권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에 알려졌던 내용이고 수익성에 도움이 될 혜택은 많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의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방안만으로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증자와 M&A를 통해 자기자본이 늘면 ROE가 낮아질 수 있다"며 "희석된 ROE를 감수할 만큼의 인센티브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