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조조정 영향으로 철강재 가격 꾸준히 올라

앞선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진 국내 철강업계가 3분기 본격적으로 영업이익 확장에 나선다. 때마침 중국 철강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 업계 실적 개선이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 사진=포스코

 

앞선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진 국내 철강업계가 3분기 본격적으로 영업이익 확장에 나선다. 때마침 중국 철강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 업계 실적 개선이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 3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는 2분기 구조조정 효과와 철강재 가격 상승효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3사 합산 2분기 영업이익은 1조2283억원으로 전분기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4.6%, 4% 늘었다.

◇제품가격 꾸준히 오른다


철강업계 2분기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은 철강재 가격 상승이다. 국내 제품 가격을 가늠하는 중국 철강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2분기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렸다. 이는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중국 철강재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발 철강업 구조조정이 본격 효과를 내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철강업 과잉설비 1억~1억5000만톤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국영 철강사 간 인수합병(M&A) 등으로 이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유통되는 중국산 철근 가격은 지난 2월 톤당 38만5000원에서 지난달 45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산 철근도 45만원에서 52만원 수준까지 동반 상승했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재와 철광석 가격이 상승세”라며 “구조조정으로 철강재 가격 하방 경직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9~10월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철강 수요 더해져 철강재 가격이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등 중인 제품 가격을 국내 수요업계에 바로 적용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와 조선사 간 후판 가격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선박 가격의 10~15%에 달하는 후판 가격까지 오르면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게 조선업계의 주장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

철강업계는 범용제품 생산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3분기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월드프리미엄 제품(WP) 비중을 하반기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분기 WP 비중은 45.2%로 집계됐다. 특히 자동차강판용 용융아연도금강판(CGL) 생산량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태국 라용주 아마타시티 산업단지에서 연산 45만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CGL 준공식을 열고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제철도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초고장력 강판 판매 비중을 늘려 영업이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계열사인 현대기아차 신차가 초고장력 강판 함유 비중을 높여가고 있어 이에 발맞춰 현대제철도 초고장력 강판 생산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시장 점유율 1위인 컬러강판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1일 컬러강판 부상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부산공장의 컬러강판 생산량은 연간 75만톤이 돼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생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제품으로는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력에서 이길 수 없다”며 “하반기 각 사가 얼마나 많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처를 찾느냐가 실적 개선세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폭탄…부정적이지만 큰 영향 없어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 파도가 거세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업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정부는 이달들어 한국산 냉연·열연강판에 각각 최고 65, 61%의 관세폭탄을 부과한 바 있다.

미국의 관세폭탄 이슈에 대해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가격경쟁력이 여의치 않게 됐다는 것은 분명 부정적이지만 국내 업체의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3분기 실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업계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매출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물량을 다른 수입선에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한 매출 차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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