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 지정면적 감소·주택 재고 증가속도 둔화 전망

국내 중견 건설사들은 인구구조 변화를 이미 경험하고 있다. 국내 아파트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쌓아둔 건설사의 어려움은 수년전부터 나타났다. 인구 감소에 정부에서는 지난달 25일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기로 하면서 향후 건설 업종은 민간택지 개발 능력이 필수인 시대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6월 조합원 분양이 진행된 가락시영 아파트 재건축 단지 조감도 / 사진=뉴스1

 

인구구조 변화에 건설업종은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 속에 소규모 주택 수요는 증가하는 가운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인구 감소에도 1인가구 증가에 가구수는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은 인구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 전망이 흘러나왔고 2010년 이후로는 소형평형을 중심으로 수요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아파트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춘 건설사들은 줄줄이 무너지기도 했다. 물론 해외 건설 현장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한 건설사는 예외다. 단순히 국내 시장에서 경쟁해야할 중견건설사를 놓고 보면 향후 건설업종의 생존은 1인가구 수요를 잡느냐에 달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내 일반가구 평균 가구원수는 2.53명으로 지난 2010년에 비해 0.15명 줄었다. 1인가구 비율은 520만 가구로 전체 가구수의 27.2%나 됐다.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가구 형태가 1인가구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1인가구 비중이 오는 2035년에는 34.3%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처럼 신규주택의 대규모 수요가 대기하기는 어렵겠지만 리모델링과 1인 주거 수요는 확대된다는 의미다. 이 부분에서는 건설업체별로 영향이 다를 전망이다. 건설 업종 외에도 건자재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총 수요에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로 빈집과 빈집을 제외한 주택 모두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대비 빈집 제외 주택은 136만8천호 가량 증가했고, 빈집은 25만호 가량 증가하며 전체 주택 중 6.5%대에 육박한다. 빈집 중 29.3%가 30년 이상 된 주택이다. 거주형태 별로 살펴보면, 단독주택은 1.7% 감소, 비거주용 건물내주택은 5.5% 감소했다. 반면 공동주택은 16.2% 증가했다.


1인가구 증가에도 주택을 공급할 택지면적은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의 공공택지 지정면적은 201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주택 공급의 주체는 민간 영역이 담당할 전망이다. 사진은 국내 중견건설사 가운데 민간택지 사업 개발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산업개발 사옥 / 사진=현대산업개발

 

건설업종내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1인가구 증가에도 주택을 공급할 택지면적은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의 공공택지 지정면적은 201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 공급의 주체는 민간 영역이 담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택지 공급을 더욱 줄일 전망이다. 지난 달 25일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LH공공택지 공급을 지난해 보다 58% 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수익의 절반 가량을 공공택지 개발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중견건설사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간택지 개발은 토지매입부터 인허가까지 건설사가 직접 담당해야 해 공공택지 개발보다 기간이 오래 걸린다. 여기에 제한된 택지를 두고 경쟁이 붙으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국내 중견건설사 가운데 민간택지 중심의 자체사업 개발 능력이 뛰어난 곳으로는 현대산업개발이 꼽힌다. 지난해 기준 자체사업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세종시 프로젝트를 제외한 거의 모든 프로젝트가 민간택지 기반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양이 아니라 재고주택의 가격"이라며 "대외 조건의 영향을 제거할 경우 택지공급 억제 효과로 주택 재고 시장은 공급열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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