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건설공사비가 나날이 늘고 있다. 건자재 비용증가로 건설사들의 주머니 사정도 ‘팍팍’해지고 있다.
1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잠정 건설공사비지수는 115.37이다. 이는 직전달인 6월 대비 0.02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 직접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다.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요소가격을 토대로 한국기술연구원이 건설공사비지수를 산출한다. 건설공사비지수로 생산자물가지수, 소비자물가지수 대신 건설공사 투입요소 물가변동분을 파악할 수 있다.
7월 개별 품목 중 중유의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7월 중유 가격지수는 직전달 대비 1.69% 증가했다. 중유는 중장비 연료로 쓰인다. 이에 원유가격 변동에 민감한 품목이다. 연초 최저점인 배럴당 39.51달러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이후 이어진 원유가격 상승세가 7월 중유 가격지수에 반영됐다.
레미콘과 골재가격도 상승햇다. 7월 레미콘, 골재 및 석재 가격지수는 직전달 대비 1.03%, 0.74% 올랐다. 국내 레미콘 업계의 가격협상 이견차, 골재파동이 7월 건설공사비지수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건자재 부족현상도 가격상승의 한 요인이다. 또한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아파트 공급이 이뤄졌다. 이는 연초부터 건설사들의 레미콘, 골재 수급난으로 이어졌다.
최근 3년간 건설공사비지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4년 1월 113.29를 기록하며 3년 간 지수가 2.08 올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각 연도별 약보합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건설공사비지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건설공사비지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건설협회는 매년 1월과 9월 직종별 시중노임단가를 발표한다. 이를 통해 건설현장 근로자의 노임단가도 결정된다. 앞서 9월 대한건설협회는 시중노임단가를 인상한 바 있다. 건설근로자 노임단가는 공사비의 30~40%를 비중을 차지하기에 전체 건설공사비지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김태경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월 인상된 (건설근로자) 노임단가분이 건설공사비지수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며 “(건설공사비지수)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건설공사비지수 증가는 건설사들의 실적개선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대형건설사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인 ‘영업이익률’은 5%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다수 건설현장의 건설원가가 90%에 육박하면서 건설사들이 가져가는 몫이 10%에 못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건설현장의 건자재 비용 증가는 건설원가와 더불어 건설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수익이 좋았을 때는 건설현장에서 10~15%의 수익률을 얻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최근 건자재 비용증가, 해외사업 수익성 악화가 맞물려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