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체부와 겹치는 사업 많아…중복 사업 정비없이 내년 예산 17억 늘려
문체부와 문화재청이 유사중복사업을 미처 정비하기도 전에 예산부터 늘려 잡았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재 두 부처는 고궁관광사업으로 국악상설공연, 궁중문화축전, 덕수궁 풍류 등 비슷한 사업을 각자 추진하고 있다. 사업 유사중복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사업내용을 변경하지 않은 채 17억 증액한 내년도 예산요구서를 제출했다.
올해 해당 사업에 편성된 예산은 문체부 고궁 및 역사문화 관광자원화 사업(38억9000만원), 문체부 전통고궁공연관광자원화(9억), 문화재청 문화유산 활용진흥사업(77억7000만원) 등을 포함해 약 126억원 규모다. 문체부 내, 문체부·문화재청 간 사업 유사중복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문제가 되고있는 유사중복사업은 문체부의 전통문화 재현 및 체험, 전통문화 체험, 국악 상설 공연, 문화재청의 궁궐 일상모습 재현 및 체험행사, 궁중문화축전(낙선재 낭독공연, 부용지 퍼포먼스), 덕수궁 풍류, 궁궐 야간개방공연 등이다.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결산검토보고서에서 “두 부처간 사업 내용상 유사·중복적인 측면이 있어 비효율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 내용에 대한 부처간 협의를 통해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 사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부처는 유사, 중복사업을 정비하기도 전에 예산부터 늘려잡고 있다. 두 부처는 사업세부내용을 모두 결정하진 않았지만 예산요구서를 내놓은 상태다.
문화재청은 내년도 해당 사업 예산을 17억원(전각 활용 전시 프로그램 추가)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세부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궁중문화축전, 미디어파사드, 고궁음악회, 궁중음식 콘텐츠, 달빛기행, 궁중생활 재현 등 올해와 동일하고, 전각 활용전시프로그램이 추가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존 전통고궁공연관광상품화 사업의 명칭을 전통문화공간 활용 사업으로 바꾸고, 예산은 올해와 동일한 14억을 요구했다. 문체부는 유사중복사업을 정비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
문체부는 사업의 이름이 유사해보일 뿐 세부사업 내용은 다르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산정책처 소견에 따라 재고할 사업은 있지만 뜯어보면 두 부처의 세부사업은 다르다. 예를 들어 문화재청은 국내인 위주, 문체부 사업은 외국인 위주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름이 비슷해서 오해의 여지가 생겨 사업명을 2017년 예산부턴 바꾸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사업은 정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