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소재 강세로 호실적 지속될 듯…재고마진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2분기 국내 화학업계는 낮은 원재료 가격과 높은 제품 가격을 바탕으로 최대 규모 영업이익을 올렸다. 3분기에도 이와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혜택을 본 재고마진 효과는 사라질 전망이다.
◇2분기 역대 최고 수준 실적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 3사(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는 2분기 총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기록해 분기 최대 수준 실적을 올렸다. 전분기 대비 48.9%, 전년동기 대비 24.4% 늘었다.
납사분해설비(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기반으로 한 기초소재사업에서 호실적이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워재료인 납사(Naphtha) 가격은 저유가로 낮게 유지된 반면 역내 공급 부족으로 제품 가격은 견조했다. NCC 기반 제품 생산량이 업계 중 가장 많은 롯데케미칼이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이 이를 증명한다.
3분기에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제품과 납사 가격 간 차이가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인데다 하반기 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에서 전체 NCC 중 정기보수 설비 비중은 8월 10.2%, 9월 8.8%로 고점을 찍는다”며 "중국 G20 정상회담으로 인한 설비 중단까지 감안하면 3분기 역내 NCC 기반 제품 생산량은 더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고마진 효과 없어…국제유가 2분기와 비슷한 수준
2분기 화학업계 호실적에는 재고마진 효과가 한몫했다. 재고마진 효과란 화학사가 저유가에서 저렴하게 사온 납사를 수송하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제유가가 상승해 제품 가격이 뛰는 효과다. 국내 화학업계가 납사를 구매한 1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선에서 움직이다가 제품을 판매하는 2분기 40달러 선으로 뛰었다. 이로인해 2분기 화학업계는 이익을 봤다.
반면 3분기 국제유가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화학업계가 재고마진 효과 덕을 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7월 1일 기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8.99달러로 40달러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는 이번 달 국제유가와 큰 차이가 없다.
3분기 국내 화학업계는 신사업에서도 본격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에 일찍부터 투자를 시작한 한화케미칼은 2분기 총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1429억원을 태양광사업에서 올렸다. 업계에서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제조부터 태양광모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한화케미칼이 태양광사업에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은 기초소재사업 호황에 따른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태양광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 수익 완화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의 경우 3분기 국내 배터리업계 처음으로 중대형배터리사업에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신차가 잇달아 출시되기 때문이다. GM 볼트(Volt)가 10월 시장에 나오고 르노 조에(ZOE)도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볼트는 8월부터, 조에는 10월부터 배터리 선행매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2분기 그룹 전자계열 제품 판매 부진으로 손실을 기록한 소형전지사업 영업이익도 하반기 애플 아이폰7 출시로 반등할 전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초소재부문에서 제품 스프레드가 전분기와 별 차이가 없어 국내 화학업계의 제품 판매를 통한 영업이익은 2분기와 비슷할 것”이라며 “다만 전분기와 비교해 환율이 국내 업계에 불리한 점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