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 제기되면서 원유 직도입 제동 걸려…국내 정유사 정제마진 개선에 도움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순수출한 정유제품 물량은 하루 420만배럴으로 전월대비 32.2% 크게 줄었다. 7월 최고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정유제품 수출량에 제동이 걸렸다. / 사진=SK이노베이션

 

중국 정부가 소규모 정유사의 원유 수입에 제한을 걸면서 중국의 정유제품 수출 물량이 줄었다. 중국 소규모 정유사의 밀어내기 물량이 줄면 역내 제품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돼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순수출한 정유제품 물량은 하루 평균 420만배럴으로 전월대비 32.2% 줄었다. 7월 최고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정유제품 수출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중국 정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중국 정유제품 수입이 수출보다 많았지만 7월부터 중국은 수출이 수입을 압도하는 순수출국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7월 하루 평균 순수출량 15만배럴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62만배럴에 이르기까지 줄곧 수출량을 늘려왔다.

이 같은 중국의 정유제품 수출 증가는 내수가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에너지산업 규제완화 차원으로 지난해부터 소규모 민간 정유사(티팟 정유사)가 해외에서 직접 원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생산량 확대를 부추겼다.

티팟 정유사는 중국 산둥성 일대에 몰려 있는 초소형 정유사다. 하루 정제 처리량은 10만배럴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이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하반기 중국 정부가 이들에게 중동 산유국 등에서 원유를 직도입할 수 있게 허가하자 이들의 정유제품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티팟 정유사가 과잉 제품을 해외 시장으로 쏟아내기 시작하자 중국의 1분기 석유제품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생산량을 늘리던 티팟 정유사에 중국 정부가 돌연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몇몇 티팟 정유사의 탈세 혐의가 포착됐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단속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탈세 정유사에 대해 원유 직도입 권한을 1년 이상 제한하고 심한 경우 이를 박탈한다는 방침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티팟 업체들의 탈세 관련 이슈가 8월 중국 정유제품 수출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탈세 관련 이슈가 이어지고 있어 한동안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중국의 정유제품 수출량 감소는 역내 정제마진 개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1월 배럴당 10.25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정제마진은 역내 수요 부족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지난달 4달러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티팟 정유사의 원유 수입 금지 조치는 국내 업계 정제마진에 분명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티팟 정유사가 중국 전체 정유제품 생산량 중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해 정제마진을 크게 개선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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