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상승세…이마트는 지지부진
신세계그룹이 복합 쇼핑몰인 하남 스타필드 개장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 주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신세계의 경우 면세점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이마트는 업황 침체로 인해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두 회사 모두 투자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주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신세계그룹이 약 1조원을 투입한 하남 스타필드 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세계와 이마트 투자자들의 기대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하남 스타필드를 통해 신세계와 이마트의 부진한 실적이 개선되리란 예상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2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1%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한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마트의 경우 시장에선 ‘어닝쇼크(earning shock)’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신세계그룹도 스타필드가 두 회사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하남 스타필드를 통해 연 9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낸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스타필드 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차에 매출 9000억원을 기록하고 2년차가 되면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마트는 지분법 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스타필드는 신세계프라퍼티와 글로벌 쇼핑몰 기업인 터브먼사가 각각 51%, 49% 지분을 가지는 조건으로 합작해 만들었다. 여기서 이마트와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90%, 10%를 가지면서 이 사업에 참여했다. 지분법상 이마트는 스타필드 흥행에 따라 지분법 이익이 늘어난다. 신세계는 지분 손익 반영 보다는 저비용에 점포 구축 효과가 기대된다.
일단 증권업계 평가는 긍정적이다. IBK투자증권은 스타필드 하남 쇼핑몰 오픈을 통해 이마트가 유통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8일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1만원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도 스타필드하남은 경쟁력 있는 입지와 차별화된 임차인, 초대형 시설 집객력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스타필드로 인한 주가 상승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오히려 스타필드 지분율이 낮은 신세계 주식은 상승하고 있는 반면 지분율이 높은 이마트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5월 11일 연고점인 19만1000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이달 8일 15만6500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신세계 주가는 지난달 23일 17만 5000원까지 떨어졌지만 8일 20만3500원으로 상승 반전했다.
이마트 주가 하락은 스타필드에 대한 기대보다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스타필드를 통한 성과가 가시화 되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됐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의 구매력 감소와 다양한 채널과의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대형마트 업황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 밝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마트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오프라인 할인점의 성장성 저하된 것”이라며 “스타필드 등 다양한 시도에 대한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대로 신세계 주가 상승은 올해 새롭게 시작한 면세점 사업 영향이 컸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과 8월 신세계 자회사이자 면세점 사업자인 신세계디에프의 일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면세점 일매출 상승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공사 중이던 브랜드들의 매장 오픈과 온라인 서비스 시작으로 면세점 매출이 늘고 있다”며 “개별 관광객 및 내국인 매출 비중이 30~40%로 높고 인터넷 매출 비중 또한 50%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 대비 유리한 손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유통업계 불황 속에서도 하남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의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두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 주가 상승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업종 대비 낮은 수준으로 주가가 저평가 돼 있는 상태”라며 “신세계그룹의 투자 기대감이 실적으로 반영될 시 주가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