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그린북…소비·투자 줄고 수출은 늘어

평택항 자동차 수출 선적장에 자동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 사진=뉴스1

 

6월 말 승용차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내수부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매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투자 증가폭이 줄어드는 등 내수는 성장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출은 20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내수부진 탓에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9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7월 고용은 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아 제조업 고용 부진이 심화되며 취업자 증가폭이 다시 30만명 아래로 축소됐다.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 추이(좌)와 2016년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 월별 추이(우)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소매판매는 3개월 만에 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개소세 인하 종료 후 승용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면서 내구재 중심으로 감소(1.1→-2.6%)했다. 


이에 따라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률이 하락(0.7→0.4%)했다. 기재부는 전기요금 누진제 일시적 완화 영향이 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기요금보다는 민간소비 위축으로 인한 고질적인 내수부진이 드러난 것이라며 디스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1.3%)부터 계속 낮아지고 있다. 연평균 물가상승률도 2011년 4.0%였지만 지난해 0.7%까지 대폭 하락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물가하락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민간 소비가 부진하다. 6월까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정책 효과로 물가를 지탱해왔지만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바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설비투자 11.6% 줄어

 

설비투자 감소율은 2003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7월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급감하면서 크게 감소(4.8→-11.6%)했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가 끝나면서 자동차 구매가 급감한 결과다.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이 줄어들면서 증가폭이 3.9%에서 1.3%로 줄어들었다. 


7월 산업활동동향. / 이미지=통계청

 

7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등에서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줄어 지난달보다 0.1%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올림픽 특수, 전월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반등(-0.4→1.4%)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 감소, 주식거래대금 감소, 폭염에 따른 야외활동 위축 탓에 영향으로 감소세(1.0→-0.7%)로 돌아섰다. 


8월 수출은 조업일 증가, 선박수출 호조 덕분에 지난해 1월 이후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년동월대비 수출 증가율은 7월 -10.3에서 8월 2.6%로 반등했다.

8월 국내금융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옐런 연준의장 연설 등)이 떠오르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국고채 금리는 상승했다. 하락세였던 원/달러 환율도 옐런 의장 연설 후 반등하여 하락폭이 축소됐다.

8월 주택시장 매매가격은 재건축 호조세 등으로 지난달보다 상승폭이 확대(0.04→0.07%)됐다. 전세가격은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안정세를 유지(0.08→0.08%)했다.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 광공업 생산지수 등 호조로 지난달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 증가 등으로 지난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구조조정 등 대내외 하방위험 요인이 상존한 가운데 경기회복세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 · 외환시장 영향과 국내외 경기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추경 등 재정보강 대책을 신속히 집행하고 소비·투자 활성화 대책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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