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카메라·이어폰 단자 외 혁신 기술 없어…소비자 불만 컸던 저장 용량은 2배로 키워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폰7 발표 행사에서 전 세계 아이폰 판매량이 10억대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애플

 

아이폰은 우리가 매일 행동하는 방식을 바꿨다. 그 과정은 문화적인 현상이 됐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7(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폰7 발표행사에서 한 말이다. 아이폰은 2010년 출시 이후 혁신의 상징이 되었다. 아이폰에는 이동전화 단말기 최초로 풀메탈(full metal) 본체가 적용됐고 그 안에 탑재된 운영체제(OS)는 손안의 개인용 컴퓨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모든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업계 관심은 이번엔 어떤 새로운 혁신을 선보일까에 쏠렸다.

 

그러나 하드웨어 면에서 아이폰7은 큰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저장용량이 늘었고 카메라 성능, 방수 등 기능 면에서 개선된 점은 있었다. 이어폰 단자가 없어진 것도 디자인 측면에서나 사용자 경험(UX) 면에서는 혁신이었다. 문제는 듀얼 카메라나 방수 기능은 이미 1년 전부터 경쟁자들이 선보여 왔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주목할 만한 변화는 애플이 기존 방향성을 버리고 저장 용량을 대폭 늘린 것과 새로 나온 검정 색상 정도이다.

 

애플은 콘텐츠 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무엇보다 하드웨어와 한 몸처럼 움직이는 운영체제(OS)와 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은 애플의 주 무기였다. 그러나 개발자 회의와 루머를 통해 모든 게 알려진 뒤라 신선함은 없었다.

 

용량·색상·이어폰 단자에 소비자 관심, 기능엔 큰 변화 없어

 

하드웨어나 디자인 면에서 아이폰7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주요 IT(정보기술) 커뮤니티소비자들은 아이폰7 용량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아이폰7 시리즈 저장용량은 32기가바이트(GB), 128GB, 256GB로 두배씩 커졌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내놓는 가장 큰 불만은 저장 용량이었다. 아이폰616기가바이트(GB)64GB모델로 출시됐다. 중간인 32GB 모델은 없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주 찍는 요즘 일반 사용자가 쓰기에 16GB는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16GB​와 64GB 모델 간 가격 차이가 컸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16GB를 사야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 경쟁업체들은 그동안 저장용량 면에서 애플보다는 후한 제품들을 내놨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모델 기본 용량은 64GB이다. 최근 가격 대비 성능으로 승부하는 중국 제품들이 사양 경쟁에 가세하면서 애플도 변화를 꾀했다.

 

화면은 아이폰74.7인치, 아이폰7플러스가 5.5인치로 나온다. 색상은 기존 실버, 골드, 로즈골드, 블랙(무광), 제트블랙(유광)으로 정해졌다. 아이폰7과 7플러스 모델 모두 방수, 방진 기능을 갖췄고 카메라 렌즈와 LED 플래시 성능이 개선돼 한층 선명하고 밝은 사진을 찍는 게 가능하다.

 

7플러스에서는 듀얼 카메라가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이다. 이 듀얼 카메라는 인공지능을 통해 인물을 부각 시키고 배경을 블러(blur)처리해 3차원 같은 효과를 낸다. LG전자 V20의 경우 같은 듀얼 카메라를 통해 배경이 넓게 찍히는 광각 기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내용은 다르다. 어떤 것이 낫냐는 사용자 판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77플러스 두 모델을 통틀어 유선 이어폰을 끼우는 단자가 없어졌다. 이 변화에 대해선 논란이 예상된다. 애플은 완충제를 마련했다. 새 모델 구입 고객에게 번들로 충전단자에 연결 가능한 라이트닝 이어폰과 함께 기존 이어폰과 충전단자를 잇는 어댑터(adopter)를 제공한다

 

     

김빠진 iOS 발표, 슈퍼마리오 런·포켓몬 고에는 탄성도

 

새로나온 제트블랙 색상 아이폰7플러스 모습. / 사진=애플
이번 발표에선 하드웨어 보다 OS와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부각됐다. 아이폰7 발표는 iOS10 소개와 함께 출발했다.

 

팀 쿡은 다른 애플 제품과 같이 아이폰은 최고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돼 움직였기 때문이며 iOS는 아이폰에 힘을 불어넣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iOS10의 특징은 명확하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시리 기능과 역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완성 기능이 한층 향상됐다. 애플맵 디자인도 변했다. 사용자는 지도에서 즉시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홈 앱 존재는 가정용 기기를 스마트폰 하나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6월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부터 알려졌다. 오히려 유명한 추억의 게임들이 앱스토어에 등장한다는 발표가 회의장이 모인 청중들의 환호를 더 많이 샀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 고(Pokemon Go)는 애플 워치용 앱으로 나왔다. 이 게임은 아이폰7과 함께 소개된 애플워치2에서 즐길 수 있다. 슈퍼마리오 런(SuperMario Run)은 친구를 선정해 경쟁할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바뀌어 연내 애플 앱 스토어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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