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정밀 촬영에 탄성 나와, 아트&컬처 플랫폼 홍보

로랑 가보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랩 디렉터가 6일 구글 캠퍼스 코리아에서 자사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민보름 기자

 

마크 샤갈(Marc Chagall)의 아들이 60년 전 아버지가 그린 그림에서 아기였던 자기 모습을 발견했다.” 6일 한국을 찾은 로랑 가보(Laurent Gaveau)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랩(Google Cultural Institute Lab) 디렉터가 말했다. 이는 구글이 가진 스트리트뷰(Streetview), 그중 기가픽셀(Giga pixel) 기술을 이용해 파리 오페라 극장 천장화를 정밀하게 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천장이 높은 극장에서 좌석에 앉으면 해당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구글은 2011년 실험실 형태로 만든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를 만들었다. 이 부서는 한 직원이 자기 근무 시간에 20% 가량을 기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작업에 할애하면서 비롯했다. (lab, 실험실)이라는 이름 그대로 이 작업은 실험적인 도전이었다. 구글은 직원들이 원래 자기 업무가 아닌 다른 분야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20%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효과는 직접적이었다. 청중들은 일부 작품이 줌으로 당겨지거나 다시 멀어지면서 전체 작품을 보여지는 화면을 보면서 탄성을 질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박수근 화백 작품 할아버지와 손자도 그중 하나다. 구글은 저작권 관련 문제 때문에 주로 비영리 재단과 작업하고 있다.

가보 디렉터는 우리는 기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30명이 넘는 기술자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예술품과 전시물을 촬영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17개 박물관이었던 협력 기관은 70여개국 1200여개 기관으로 늘었다. 구글은 협력 기관의 도움으로 촬영한 작품이나 전시 전체를 촬영하고 있다. 이렇게 촬영된 작품들은 전 세계인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아트 앤드 컬처(Art&Culture) 웹 사이트나 모바일 앱에 게시된다.

 

구글은 IT(정보기술) 기업답게 최첨단 기술을 예술 사업에 활용하고 있었다. 결과물 중 하나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인 카드보드(Cardboard). 카드보드는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랩이 사용자로 하여금 더 싼 가격에 3차원 콘텐츠를 보고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공동 창업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카드보드를 보고 제품 생산에 동의했다. 가보 디렉터는 두 사람은 이 제품이 프로토타입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말했고 지금은 전 세계에 6만개를 보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아트 앤드 컬처 플렛폼에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도 엿볼 수 있다. 기술자들은 인공지능이 각종 예술품의 특성을 인식하도록 학습시켰다. 가보 디렉터는 검색창에 말을 쳤을 때 말이 그려진 작품들이 검색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지금은 발전하는 단계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이 작가들에게 새로운 소재를 찾아주는 등 영감을 주는 도구가 될 수 잇다고 강조했다.

 

컬처럴 인스티튜트 랩은 작가들을 위해 틸트 브러시(Tilt Brush)라는 기기도 만들었다. 가상현실 세계에서 작가들은 전자 붓을 이용해 3차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활용해 작업한 예술가는 이이남 작가다. 이이남 작가는 부산 비엔날레에서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작품을 전시한다.

 

구글은 일반적인 플랫폼 외에도 교육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구글이 6월 출시한 익스피디션 앱은 카드보드를 통해 교사가 학생에게 미국 자연사 박물관이나 베르사유 궁전을 3차원으로 보여주게 해준다.

 

삼성전자도 이날 통영시 사량도 아이들에게 기어 VR로 자사 전자산업사 박물관 전시를 보여주는 찾아가는 박물관행사를 열었다. 가보 디렉터는 이에 대한 질문에 많은 기업들이 기술과 예술을 접목시키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다른 기업이 예술과 문화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동참한다면 기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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