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현대·하남스타필드 이어 롯데, 용인에 프리미엄아울렛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하남을 개장 하면서 경기동부 권역에 다시 총성이 울렸다. 이미 성남 판교에 자리 잡은 현대백화점과 내년 용인에 들어설 롯데아울렛도 신발 끈을 조이고 있다. 미묘하게 겹치는 상권을 둔 유통업체 간 경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동남부와 동북부를 아우르는 성남과 하남, 용인시가 새 쇼핑 전장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지난해 성남 분당 판교신도시에는 현대백화점이 대대적으로 웅지를 틀었다. 올해 이 기세를 이어간 곳이 스타필드 하남이다. 내년에는 재계순위 5위이자 유통기업 중 시가총액 1위 롯데가 용인시 기흥구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을 개장한다.
3개 업체의 홍보 노림수도 유사하다. 신세계 측은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연면적 46만㎡를 강조하고 있다. 쇼핑시설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지난해 현대백화점도 연면적 23만7035㎡에 지하 6층~지상 10층으로 설계된 (당시)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 축구장 2개 크기의 식품관 규모도 강조했다.
내년에 용인 기흥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여는 롯데도 벌써부터 롯데이천프리미엄아울렛과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규모를 넘어설 것이란 점을 알리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는 코리아CC 근처 13만 2000㎡ 부지를 지난달 매입했다. 롯데아울렛 역시 명품을 취급하는 프리미엄 아울렛과 일본쇼핑몰을 결합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한정된 서울시내 공간 여건은 유통대기업의 교외진출을 유인하는 요소 중 하나다. 현대백화점은 서울시내에 6개 지점을 보유 중이지만 압구정 본점과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빼면 모두 수익성이 떨어지는 외곽에 있다. 유커 최대상권인 명동과 잠실에는 매장 자체가 없다. 현대백화점이 판교, 송도, 디큐브시티, 문정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성장정체도 교외복합몰 진출의 타당성을 높인다. 롯데의 경우 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액 비중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 편의점 매출은 상승세다.
기업들의 고민도 많다. 특히 교외 진출 덕에 대폭 커진 규모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일단 방점은 ‘레저’와 ‘콘텐츠’, ‘놀이’를 통한 체험에 맞춰져있는 모양새다. 공히 쇼핑과 음식,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미국형 테마파크를 모델로 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자연스레 젊은 고객 집객효과를 내는 데 용이하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 20∼30대 고객 매출 비중은 평균적으로 30%가량인데 판교점은 41%에 달했다. 신세계도 스타필드 하남이 고객 체류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한 체험공간이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실제 스타필드에는 4000평 규모 아쿠아필드 뿐 아니라 구기 스포츠와 실내 클라이밍, 바이크레이싱 등 스포츠콘텐츠까지 갖춰져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은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라는 21세기 신(新)유통 플랫폼과 이마트의 유통노하우가 집적된 전문점 사업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지난해 판교점 개장 전에 “차별화된 젊은 콘텐츠로 판교점을 채우자”고 공개적으로 말했었다.
이 때문에 비슷한 업종의 라이벌 업체들이 두 쇼핑몰에 경쟁적으로 입점하기도 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1800평 규모로 11개 상영관을 보유한 메가박스 영화관을 열었다. 또 영풍문고도 입점했다. 판교현대백화점 5층에는 영화관 CGV와 어린이 책 미술관이 들어섰다. 지하에는 교보문고가 있다.
멀지 않은 위치에 들어선 까닭에 상권경쟁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판교 현대백화점은 강남에서 접근성이 좋다.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을 타면 15분 이내에 판교신도시에 내릴 수 있다. 또 올해 신분당선 연장개통으로 용인, 수원 쇼핑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서울외곽순환도로와도 가깝다.
하남 스타필드는 강남에서 차로 35분~40분 거리다. 신세계 측은 1차 핵심상권인 하남·강동·송파 등 15㎞ 내 190만명의 배후인구를 기반으로 2차 전략상권인 강남 등 20㎞ 내 240만명 등 총 430만명을 수요 삼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 하남뿐 아니라 구리, 미사, 잠실, 송파 및 양평 지역에 걸쳐 상권을 형성할 예정이어서 사업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용인 기흥 롯데프리미엄아울렛까지 개장하면 세 업체 간 물고 물리는 쇼핑전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도 용인에서 멀지 않은 시흥 배곧신도시에 부지면적 14만7000㎡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내년에 개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