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의원실 자료…"예비전력 부족 주장 과장된 것" 비판 면하기 어려워

정부청사관리소 직원이 정부세종청사 2동에서 실내온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뜨거웠던 올 여름, 원전 6기가 점검으로 멈춘 날에도 전력공급 및 예비전력 확보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마다 제기되는 예비전력 부족 주장이 사실상 과장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올 여름은 날씨만큼이나 누진제 및 예비전력 논란이 뜨거웠다. 특히 에어컨 온도를 높여야 한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잔소리는 안 그래도 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그런데 올여름 원전 6기가 동시에 멈춘 날도 예비전력 공급엔 문제가 없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7월 29~30일 총 6기의 원전이 가동이 중지됐다. 중지된 원전은 고리 1호기, 신고리 2호기, 신월성 2호기, 월성 1호기, 한빛 2호기, 한빛 3호기로 모두 6기였다. 월성1호기는 불시정지된 것이었고 나머진 모두 정비 상황이었다.

7월 30일 가동중지 된 원전 용량은 모두 5216MW(메가와트)였다. 그 날은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았던 날이었지만 예비전력이 1만1007MW로 예비력 16.5%를 유지했다. 그 전날인 7월 29일도 최대전력 사용량이 7만 6408MW(오후 3시)까지 치솟았으나 예비율이 13.5%로 여유로운 전력 예비율을 유지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한 여름 원전 6기가 한꺼번에 가동이 되지 않고 폭염으로 전기사용량이 폭증해도 전기가 부족하지 않았던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전력 당국이 지나치게 예비전력 부족을 강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재호 의원실은 향후 이와 관련해 관계 당국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원전이 6기나 가동이 중단돼도 하계 피크기 전력 사용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아도 수요 대응이 되고 원전 건설비가 전기요금 올리는 주범인 만큼 더 이상 무리한 발전소 건설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름이 끝나가지만 각종 토론회가 열리고 관련법이 발의되는 등 누진제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체 전력 수요에서 주택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14%밖에 되지 않는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불만도 커져갔다. 또 지난달 11일 전력당국이 여름 누진제 한시 완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전체 전력사용량은 오히려 감소하거나 안정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며 누진제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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