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행장 후보군 김형진·위성호

 

신한은행 본점 전경 / 사진=뉴스1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6개월 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변수가 없는 한 차기 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 행장과 한 회장은 내년 3월24일 동시에 임기 가 끝난다.

 

조 행장이 회장에 오를 경우 누가 행장을 차지할 지가 큰 관심사다. 차기 행장은 한동우 회장 등이 참여하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선임한다. 조 행장이 차기 회장에 오른다고 해도 행장 선임에는 참여할 수 없다. 한 회장 임기가 끝나기 전 차기 회장과 행장 선임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내년 1월 초부터 한 달간 차기 회장을 뽑는 작업을 진행한다. 내규상 신임 회장은 기존 회장의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결정된다. 신임 회장이 결정된후 2월쯤 자경위에서 차기 행장을 선출한다. 새 회장 임기는 3월24일 이후 시작하는 터라 차기 회장은 신한 은행을 이끌 파트너 선정에 참여할 수 없다.


한동우 회장은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과 무관한 조 전 행장을 발탁해 신한사태 내분을 키우지 않으려 노력했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2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 늘었다.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인​ 조 행장은 ‘엉클조’라는 별명 답게 임직원을 아우르는 덕장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6개월 이내 별 다른 변수만 없다면 조 행장이 회장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행장이 회장에 오른다고 가정할 때 행장 자리를 놓고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신한사태를 완전 청산하는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후보군엔 김형진 신한그룹 부사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들은 라응찬 전 회장과 가까운 인사로 알려져 있다. 김형진 부사장은 일본 오사카 지점장을 역임한 덕인지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신한 관계자는 “과거 라 전 회장 아래서 인사권을 행사하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위 사장은 신한 사태 당시 라응찬 전 회장 편에 섰지만 지금도 신상훈 전 사장 측 인물들과 교류하는 등 정치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빅데이터 경영 등을 통해 신한카드가 업계 1위로 유지하는데 역량을 보였다.  

 

신한 관계자는 “조 행장이 회장에 오른 뒤 러닝메이트를 정할 수 있다면 김 부사장이나 위 사장을 행장에 올리고 싶어하진 않을 것”이라며 “조 회장이 신한지주에서 중도파라는 점을 감안하면 라응찬 라인을 밑에 두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김 부사장이나 위 사장은 조 행장을 흔들 수 있는 인물들”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차기 회장 또는 행장 후보군으로 꼽는다. 그러나 최 전 대표는 51년생(66세)으로 조 행장보다 6살이나 많아 조 행장의 파트너가 되긴 어렵다. 회장 후보로서도 신한금융지주 상무, 조흥은행 부행장 외에 나머지 후보와 비교했을 때 경력이 부족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신한 사태가 아니었다면 주류 계열사 사장을 역임하지 못한 인물이 회장이나 행장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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