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ISA MP 수익률은 31%가 오류…기업은행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플러스로 공시하기도

ISA 수익률과 금감원 공시시스템인 다트 등에서 내용 오류가 이어지고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 간담회에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과 금감원 공시시스템인 다트(DART) 등에서 내용 오류가 이어지고 있다. 잘못된 정보가 공시되면서 금융소비자와 투자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과 금융사가 전하는 금융정보 신뢰성에도 타격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부 금융사의 ISA 수익률이 뒤죽박죽으로 공시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9개 금융사(은행 4곳, 증권사 15곳)가 'ISA 다모아' 비교공시 시스템에 공시한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 150개 수익률 중 7개사가 제출한 MP 47개(31%) 공시가 실제 공시와 달랐다. 47개 상품 중 절반이 넘는 25개 수익률은 공시 기준에 따른 수익률보다 높게 공시됐다.

수익률이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것은 1.6%포인트의 차이가 난 IBK기업은행의 '고위험플러스' MP다. 공시 기준대로 계산하면 -1.07%인데 회사 측은 0.53%라고 공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협회의 수익률 산정 기준을 각 금융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이들 수익률이 실제와 달리 공시됐지만 고의라고 보기 힘들다. 실제 수익률을 높게 공시한 곳도 있지만 절반은 오히려 낮게 공시했다"고 밝혔다.

ISA 수익률 공시 오류에 이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서도 내용 오류가 발견됐다. 본지 기자가 확인한 결과 농협금융지주사 반기보고서는 직원 보수액을 잘못 기재했다. 반기보고서에 직원 1인 평균 급여액 합계를 3500만원으로 적었다. 실제는 4400만원이다. 900만원 차이가 난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해당 정보를 계산하는 부서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직원 급여 총액을 계산할 때 오류가 발생해 직원 연봉이 1000만원 가량 적게 나타났다. 바로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는 여전히 다트에서 수정되어 있지 않다.

금감원 기업공시총괄팀 관계자는 "금감원에선 다트에 공시된 내용 오류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이 있는지 먼저 판단한다"며 "현 사항은 그렇다고 볼 수 없어 정정 요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공시주의를 취하고 있다. 증권과 관련해서만 효력 발생 전에 심사하는 것 외에는 금감원에서 (방대한 정보량 때문에) 공시된 모든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다"며" "다트에 잘못된 내용이 기재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정도 오류가 발생하는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기존의 공시시스템은 문제가 많다"며 "이번의 문제만 아니라 과거부터 공시 정보 오류가 나타났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공시를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이를 금융사만의 잘못으로 보면 안 된다. 금융당국이 껍데기 공시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당국에서 공시시스템 제도 문제를 살펴야 하는데 의지가 없어 보인다. ISA 수익률 오류도 이런 잘못된 공시 제도에서 튀어 나왔다.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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