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라스에 매각 완료…재무구조 개선 탄력
이랜드그룹이 티니위니 브랜드를 1조원에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랜드는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업체인 V·GRASS(브이그라스)에 1조원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해 실질적으로 매각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이랜드는 지난해 연말부터 선제적으로 진행해 온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확보한 1조원을 통해 그룹 부채비율이 200% 초반까지 낮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은 이랜드가 중국 현지에 설립한 티니위니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브이그라스가 전량 인수하는 방식이다. 신설법인에는 중국 티니위니 디자인 및 영업 인력을 포함, 중국 사업권과 글로벌 상표권 등이 속해 있다. 본 계약 체결을 마친 티니위니는 연내 모든 매각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티니위니는 중국 내 주요 백화점·쇼핑몰 등 1300개 직영 매장을 통해 지난해 매출 4218억 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올리는 등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은 브랜드이다. 이 같은 초우량 수익구조와 확고한 브랜드 경쟁력 때문에 이랜드는 당초 희망 매각가를 1조 3000억~1조 5000억 원 수준으로 기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진 이랜드 M&A 총괄담당 상무는 "시장과 약속을 지키며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딜을 이어갔다면 가치를 더욱 크게 인정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현재 진행중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위해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티니위니 매각에도 불구하고 이랜드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이랜드는 현재 중국에서 40여 개 패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중 7개 브랜드는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넘었다. 특히 이랜드는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한 뉴발란스를 비롯해, 이랜드와 스코필드 브랜드 등을 중국 전역으로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동기 재무총괄(CFO) 대표는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중국 이랜드가 현지에서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패션 사업에서 티니위니를 능가할 만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제2의 성장 엔진인 중국 내 유통 사업에도 힘을 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