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대한상의 518개 기업 조사…직무적합성 우선 54.9%로 학력·인턴경력 앞질러

 

구직자들이 7월 경기 하남 종합운동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스타필드 하남 채용박람회'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뉴스1

 

기업들이 직원 채용 시 학력보다 직무능력을 우선하는 기업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을수록 이 같은 특징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24일 고용노동부·대한상공회의소는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채용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직무적합 자격사항'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응답이 54.9%였다고 밝혔다. 학력과 인턴경력은 각각 34.8%와 28.0%로 뒤를 이었다.

자격사항을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65.2%), 제조업(63.7%), 숙박·음식업(69.7%)이 높았다.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기업(57.6%)에서 가장 많았다. 10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자격사항과 학력 응답 비율이 각각 43.8%로 같았다.

또 입사지원 시 기재를 요구하는 스펙은 항목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학력과 자격사항의 경우 올해 조사에서 각각 94%와 86.1%로 높았지만 지난해보다는 각각 2.8% 포인트, 5.0%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공모전, 인턴경력 기재를 요구하는 기업은 올해 각각 31.5%와 60.6%로 지난해보다 각각 9.9% 포인트, 22.3%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1000인 이상 기업에서 학점(85.4%) 외에도 어학점수(77.1%), 인턴경력(68.8%), 공모전(50.0%), 사회봉사(41.7%) 등 스펙 기재를 요구하는 경우가 높았다.

다만 입사지원 시 불필요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키, 몸무게, 혈액형 등은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이상 감소했고 본적, 가족관계를 요구하는 기업도 줄었다. 특히 1000인 이상 기업에서 이 같이 불필요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비율이 낮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직무와 무관한 생년월일, 가족관계 등 인적사항을 요구하고 있었다.

신입 채용 방식으로 공개채용만 고집하는 기업은 줄고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비율은 증가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공개채용만 운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다만 이 역시 감소 추세였다. 실제 10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공개채용으로만 신입사원을 뽑은 기업은 지난해 33.3%에서 올해 29.2%로 감소했다.

기업 대상 직무능력 중심 채용컨설팅을 하고 있는 박종갑 대한상의 공공사업본부장은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으로 직원을 선발한 기업에서 신입직원 업무성과 향상은 물론 채용 후 조기 이직률을 낮추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권기섭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기업 경쟁력 향상과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직무능력을 우선해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이면, 모든 공공기관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능력중심채용이 도입된다"며 "향후 중견·중소기업은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하며 우수사례를 확산해 나가고, 능력중심 채용 실천선언이 준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