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로 관심 끌어…게임성·과금체계 개선 안되면 유저 이탈 못 막아
최근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은 외산 게임에게 점령당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유율 1위인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와 2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점유율을 합하면 이미 50%를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3’의 점유율 까지 더하면 60%에 육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게임업체들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먼저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은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유저들 관심 끌기에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 선보여
넥슨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유저들에게 선보여 왔다. 그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행사는 자회사 네오플이 진행하는 ‘던파 페스티벌’이다. 던파 페스티벌은 온라인게임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의 대표적 유저 대상 오프라인 이벤트로 2007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9회째를 맞이했다. 매년 수천명 이상의 이용자를 초청해 던전앤파이터의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고 인기 가수 축하공연과 이벤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의 인기 RPG인 ‘마비노기’ 오프라인 유저 페스티벌, ‘마비노기 판타지파티’도 대표적인 게임행사 가운데 하나다. 마비노기 판타지파티는 오프라인상에서 유저들을 만나 소통의 자리 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2011년부터 시작됐다.
2012년에는 마비노기 갤러리 등 전시 형태로, 2013년에는 코스프레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유저 참여형 행사로 진행돼 약 1만2000명이 참석하는 등 유저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마비노기 10주년을 맞아 지난 2014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약 2만명의 팬들이 참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넥슨은 또 지난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뜰 야외무대에서 ‘네코제 X 세종예술시장 소소’를 개최해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는 넥슨과 대표 문화예술공간인 세종문화회관이 함께 진행하는 콜라보레이션 페스티벌로, 게임문화와 대중문화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RPG ‘블레이드앤소울’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주제로 한 뉴에이지 뮤지컬 공연 ‘묵화마녀 진서연’을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선보였다.
묵화마녀 진서연은 블레이드앤소울 속 게임 스토리의 중심 캐릭터인 ‘진서연’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재창조했다. 춤과 노래 뿐만 아니라, 미디어파사드(media facade, 건물 외벽이나 무대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리듬과 타악, 마샬아츠(martial arts , 무술을 활용한 퍼포먼스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엔씨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피버 페스티벌’을 선보이기도 했다. 피버 페스티벌은 블레이드앤소울 e스포츠 대회와 유명 가수들이 참석하는 뮤직 콘서트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여름 축제다.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블소 팬들은 물론 게임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됐다.
엔씨에 따르면, 사전 판매된 5000여석 티켓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이벤트의 경우, 게임 유저뿐 아니라 게임에 관심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비용·장소 섭외 문제 등으로 자주 개최하진 못하고 있지만 최대한 많은 행사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학을 이용한 온라인 이벤트도 성황
국내 게임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방학 때 유저들이 한꺼번에 몰린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여름 방학은 1년 중 유저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로 손꼽힌다. 이에 게임업체들도 여러 대규모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대규모 업데이트들은 게임 순위 변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온라인 RPG ‘메이플스토리’는 최근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상당한 순위 상승을 보여줬다. 여름방학 업데이트 전 메이플스토리 PC방 순위는 15~20위로 중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여름 대형 업데이트가 적용된 이후에는 게임 순위 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플스토리 인기가 급상승한 이유는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오픈되는 5차 전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여러 게임업체들은 방학을 이용한 ‘경험치 증가 이벤트’, ‘아이템 지급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방학 기간 동안 게임에 접속하면 평소보다 많은 경험치를 획득하거나 희귀 아이템을 지급하는 식의 이벤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여름 업데이트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몇몇 아이템을 지급하는 이벤트의 경우, 게임속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경험치 이벤트 역시 기존에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다. 외국계 게임업체 관계자는 “일부 유저들에게 욕을 먹긴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이벤트 기획 능력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외국 업체들도 한국 게임업체들의 이벤트를 분석하고 있다. 다만 게임에 악영향을 주는 과도한 이벤트 경쟁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기대작들 대거 출격 준비
국내 게임업계는 하반기 여러 대작 게임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상반기 기대작들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업계가 이번 하반기 신작들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 웹젠의 ‘뮤 레전드’ 등이 있다. 3D 쿼터뷰 MMORPG 로스트아크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1차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로스트아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14’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후 압도적인 스케일과 콘텐츠로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지원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대표는 지난 18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로스트아크’의 개발 철학을 밝혔다. 지원길 대표는 “쉽고 편리한 부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했다”며 “어려운 난관을 극복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와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회자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웹젠은 다음달 1일부터 뮤온라인의 공식 후속작 ‘뮤레전드’의 2차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다. 뮤레전드는 원작의 인기요소들을 계승하고, ‘시공의 틈’ ‘정령의 제단’ ‘에픽던전’ ‘루파의 미궁’ 등 원작과 다른 새로운 콘텐츠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 1차 CBT에서는 3만명이 참여했으며, 이번 2차 CBT에서는 5만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웹젠은 이번 2차 CBT에서 뮤 레전드에 대한 기술적인 점검과 함께 이후 콘텐츠 추가 개발 방향성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받아 올해 안에 공개테스트(OBT)를 진행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인 ‘리니지이터널’을 올해 11월 CBT 형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리니지 이터널은 지난 1998년 ‘리니지’, 2003년 ‘리니지 2’에 이은 3번째 시리즈다.
엔씨는 2011년 리니지이터널을 처음 공개한 이후 지스타2014에서 시연버전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마우스 드래그를 통해 화면에 궤적을 그려 다수의 적에게 피해를 주는 시스템으로 당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대작들이 게임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과금 체계에 대한 우려도 상당수 있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기대작들의 경우, 유저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어느정도 성공했다”며 “문제는 게임성과 과금체계다. 게임성과 과금체계가 유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빠른 속도로 유저들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