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개편 등 하반기에는 기대감
지난 2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순이익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8개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을 연간으로 환산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 수준으로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13.8%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 수익성의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포함한 상품운용 손실이다. 특히 ELS 발행이 많았던 대형 증권사일수록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3721억원보다 10%대 감소한 335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절반수준이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65.12% 감소했고 한국투자증권은 64.57%, 삼성증권 60.98% 줄었다. NH투자증권은 17.04% 감소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로는 평이한 실적이었다"며 "ELS 발행규모가 큰 대형사들은 상품운용 적자가 확대됐으나 중형 특화 증권사들은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 가며 선전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ELS 손실 뿐만 아니라 시장금리 하락도 증권사 수익성을 줄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성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거래량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오랫동안 지속된 증권사간 경쟁 속에 거래량 증가가 순이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증권사 순금융이익은 감소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수익성 정체 속에서도 하반기 기대감은 지속되고 있다. 우선 ELS 손실이 대부분 반영돼 하반기에는 손실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 이상의 거래대금 규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국내 증권사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 수준으로 1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평가 상태다.
하반기 증권 업계 개편 기대감도 증권 업종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사간 규모 확충은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사 마다 증자와 인수합병으로 대형화할 것이란 기대감은 유효하나 수익성도 따라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무리하게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신중하게 지켜보는 게 낫다는 분위기"라며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 인수가 있었지만 증권업의 영향을 해석하기 보다는 그룹내 지배구조 개편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