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 3인방 중 피의자 신분으로는 처음…가신 조사후 신동빈 소환 일정 결정할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사진=뉴스1

 

황각규(62)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2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가신 3인방 중 첫 피의자 소환이다. 신 회장을 향한 검찰의 칼날이 날카로워진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황 사장이 오는 25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황 사장은 신 회장 가신 3인방 중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에 이어 두 번째 소환이지만, 피의자 신분으로는 처음이다.

황 사장은 신 회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그룹 내에서 신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최측근 인사이다. 그는 신 회장이 지난 1990년 처음으로 한국 롯데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부터 인연을 맺었다. 신 회장이 1988년 일본 롯데상사 입사 후 한국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취임할 당시 그 밑에서 부장으로 근무했다.

황 사장은 일본어에 능숙해 당시 한국어가 서툴렀던 신 회장에게 점수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 회장이 1995년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에 취임하며 국제사업부 부장에 오른 후 그룹 내에서 승승장구했다. 그는 신 회장이 사실상 한국 롯데를 책임지며 공격적으로 진행한 각종 인수합병(M&A)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황 사장을 상대로 총수일가와 관련한 비자금 조성, 배임, 탈세,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부당 지원 등 경영비리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황 사장을 시작으로 가신 3인방 중 나머지 두 사람인 이인원(69) 정책본부장(부회장)과 소 사장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세 사람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서미경(57) 씨 모녀 등을 소환한 후에 최종적으로 신동빈 회장 등에 대한 조사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서씨 모녀 등에게 수천억 원대 롯데홀딩스 차명 주식을 부당하게 증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격호(94) 총괄회장의 경우 건강 상의 이유로 방문 조사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서울가정법원의 성년후견 심판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3일 일본에서 신 회장에 대한 공세를 재개했다. 

그는 일본어 사이트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에 신 회장 등의 비리 내용이 담긴 한국 뉴스를 일본어로 번역해 올렸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6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후 '현 롯데 경영진 부도덕성'을 지적하는 성명을 수차례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롯데 비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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