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독일 시장서 국산차 판매량 늘어…"한국이 독일차 제재하면 독일서 보복" 억측 드러나

 

“판매정지하면 독일에서 국산차 팔기 어려울 것.”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위조된 서류로 불법 인증을 받은 혐의로 정부의 판매정지 처분을 앞둔 당시, 폴크스바겐 판매 전시장 영업직원들은 매장 방문 고객들에게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가 독일 시장을 고려해 섣불리 인증취소·판매정지 처분을 내리진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정부는 지난 2일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에 인증취소·판매정지 처분을 내렸다. 독일차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의 판매정지로 수입차 시장 연간 점유율이 6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질 상황에 부닥쳤다. 하지만 국산차는 독일 수입차 시장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점유율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독일 자동차 시장 현대·기아자동차 판매 현황. / 표 = 김태길 미술기자

 


19일 독일 자동차공업협회(VDIK)의 7월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독일 시장에서 판매된 국산차 판매량은 1만44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304대보다 소폭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9209대, 기아자동차는 5274대를 판매했다. 독일차가 지난달 국내에서 9059대만을 판매하며 전월 1만3861대 대비 34.6% 급감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기아차 판매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기아차는 지난달 판매량은 작년 동기(5051대)와 비교해 4.4% 더 많은 것이다.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도 1.74%에서 1.89%로 약 2%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작년 동기(9253대)보다 조금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3.19%에서 3.3%로 올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불거진 디젤 게이트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 미치는 여파와 독일 자동차 시장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이는 폴크스바겐의 안일한 시각과 불성실한 대처 등이 부른 참사이지 국제 무역 등을 끌어올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산차의 독일 시장 선전에는 지난해 11월 현지 출시한 기아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스포티지가 견인차 구실을 했다. 현지 전략 모델인 소형 다목적차량(MPV) 벤가와 준중형 해치백 씨드 등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시장 국산차 판매 증대에 있어 걸림돌은 폴크스바겐의 억측이 아니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시장 위축 우려였다”며 “현대·기아자동차가 신형 스포티지 등 신차의 인기에 힘입어 유럽 자동차 시장 침체 속에서도 독일 시장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1~7월까지 독일차 판매량은 8만39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6304대보다 12.8%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불거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에 이어 시험성적서 위조 혐의로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의 차량들이 대거 인증취소와 함께 신규 판매가 금지되면서 감소세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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