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적자' 내세워 무상수리 약속 안지켜…문짝 부식 구실로 적재함 교체 편법 횡행
현대자동차 소형 트럭 포터2 차주들의 부식 적재함 관련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차가 포터2의 녹슨 적재함 무상 수리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은 탓이다.
포터2 적재함 무상 수리는 현대차 정비 공업사 자체 판단에 따라 이뤄져 적재함 교체 접수조차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슨 적재함 무상 수리가 길게는 8개월 넘게 걸렸던 지난 4월보다 상황이 더 악화한 셈이다.
지방에서 농촌 근거리 용달로 2009년식 포터2를 이용하는 서모(55) 씨는 최근 녹슨 적재함을 무상으로 수리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까운 정비업소를 찾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2003년 12월~2011년 12월까지 생산된 포터2 차량에 한해 적재함 무상 수리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서 씨는 적재함 교체 접수 단계에서 퇴짜를 맞았다. 적재함 부식 진행 정도가 차량 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면 교체를 해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서 씨는 “트럭에서 곡물이 옆에서 뒤에서 줄줄 새는 데 어느 정도 녹이 슬어야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며 “포터를 팔아서 번 돈이 얼만데 전면적인 무상 수리조차 못 해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정비공업소 직원은 “수리할 수 있는 적재함 물량이 부족해 녹이 슬었다고 모든 차량을 다 교체해 줄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회사도 가뜩이나 적자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부식 진행이 심한 차량은 접수되면 수리까지 한 달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포터2의 경우 차량 부식이 강판 안쪽에서 시작되는 전형적인 철판 자체가 문제인 사례”라며 “제조사는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1년까지 트럭이나 승합차에 아연도금 비율이 낮은 강판을 차량 생산에 사용했다. 운행한 지 10년 내외의 포터2에서 부식이 집중하여 발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포터2 부식 관련 민원이 빗발치자 현대차는 2012년에 들어서야 아연도금 강판 비율을 70% 이상으로 높였다. 현대차가 2006년 말부터 쏘나타급 중형차 이상, 2011년 이후 승용차 전 차종에 수출차와 동일하게 아연도금 비율이 70% 이상인 강판을 사용한 것과 대조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차주들 사이에선 문짝 부식을 이유로 적재함 교체를 받는 편법이 번지고 있다. 2011년 이전 생산 차량은 적재함뿐만 아니라 차량 전반에서 녹이 슬고 있는 탓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정원출(51) 씨는 포터2 차량 앞바퀴 위쪽 관통 부식을 이유로 적재함 무상 수리를 받았다. 정 씨는 “적재함을 바꾸러 갔다가 부식 정도가 심하지 않아 고쳐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문짝을 보여줬더니 적재함을 바꿔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부식이 심한 차량에 한해 우선 접수하고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적재함 부품 공급이 원활해진 이후 적재함 교체를 확대할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