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인식 기술 개발에 5년 걸려 … 갤럭시 노트7 반응에 자신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11일 갤럭시 노트7 소개 행사에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 사장은 “8월 2일 뉴욕에서 처음으로 소개한 후 삼성 제품에 다소 냉소적이었던 미국 언론들도 ‘올해 최고의 패블릿(pablet)’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갤럭시 노트7은 홍채인식과 펜 번역, 30분 방수 등 새로운 기능들로 주목 받고 있다. 최근엔 10월 출시될 아이폰7과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이날 참석한 임원들은 차분하면서도 자사 기술에 대해 확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신기술을 빨리 시장에 선보이는 것보다 사용자에게 안정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용자 경험 반영한 홍채인식, 보안 확신하는 삼성
이날 발표 내용과 질문은 홍채인식에 집중됐다. 삼성전자 홍채인식 시스템으로 사용자는 본체는 물론 일부 앱(App)을 잠그고 풀 수 있다.
김개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치열한 노력 끝에 본체 크기를 1mm도 크게 하지 않고 홍채인식을 탑재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5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된 홍채인식 시스템은 삼성패스를 통해 실현된다. 이를 이용하면 특히 기존 금융거래를 위한 인증 수단을 대체할 수 있다. 김 상무는 “공인인증서나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 보안카드 대신 삼성패스로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 주요 은행과 삼성패스와 홍채인식을 이용한 인증 활용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해외에서도 시티은행이나 BOA(Bank of America), US뱅크와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채인식은 삼성전자 보안 솔루션 녹스(KNOX)와 결합해 사용자 생활에 밀접한 경험을 제공한다. 김 상무는 “우리는 무심코 친구나 가족에게 사진이나 검색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 잠금 해제된 스마트폰을 보여주게 된다”며 “하지만 사진을 보여준다고 해서 사적인 문자까지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고 관련 설명을 시작했다.
이제 보안 폴더에 몰래 보관할 앱(App)을 넣어두면 사용자만 이 부분을 열어 볼 수 있다.
고동진 사장은 홍채인식 기술에 제기되는 보안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홍채는 현존하는 생체 보안 중 최고다”라면서 “쌍둥이라도 홍채는 다르고 기본적으로 복제도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개인 정보를 저장하는 일은 없다”며 “스마트폰 안에 시큐어 트러스트 존(Secure Trust Zone)이라고 하는 안전한 장소에 생체정보가 보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AP칩 차이에 의해 오디오 품질 차이도 나는 게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AP칩은 모바일 기기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기기 제조사들은 AP칩 모델과 기타 부품들에 따라 최적화한 칩셋(Chip Set)을 만들어낸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 국가에 따라 자사 엑시노스 AP칩이나 퀄컴 스냅드레곤 제품을 써왔다.
고 사장은 질문에 대해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곧 “AP칩에 따라 CPU나 GPU 성능에서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사용자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은 설익지 않은 제품을 내놓지 않으려는 노력에서 나왔다. 삼성전자가 초기 스마트 기기에 제기됐던 단점들을 개선하려 했던 흔적이 보였다.
고 사장은 갤럭시 노트7을 위한 마시멜로우 7.0 누가 업그레이드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누가는 가장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마시멜로우 7.0 버전이다. 최근 LG전자는 9월 7일 공개할 신제품 V20에 이 OS를 세계 최초로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물론 빨리 업그레이드해서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방침은 안정되고 문제없는 경험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면서 “OS를 업그레이드할 때는 베타 버전에 대한 시험을 충분히 하고 안정시킨 다음 업그레이드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초기 출시 제품을 구입하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나 국내 충성 소비자도 신경 쓰고 있었다.
고 사장은 “스마트폰 사양 경쟁이 활발한 중국에서 소문대로 갤럭시 노트7 128GB 용량 제품을 출시하려고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하지만 그럴 경우 국내에서 64GB 모델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실망을 주는 일인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루도록 노력했다”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여 물 흐르듯 작동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나 소비자 의견에 귀 기울이고 도전하는 정신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