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 이벤트에서 최근에는 오프라인으로 확산…리우 올림픽 이벤트도 성황
최근 게임업계에선 이벤트 경쟁이 치열하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유저들은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게임사들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특히 리우 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다채로운 이벤트들이 유저들을 맞이하고 있다.
게임 이벤트의 역사는 깊다. 과거 PC 온라인게임이 시장을 평정했던 시절, 게임사들은 다양한 게임속 이벤트를 마련해 유저들의 접속률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경험치 이벤트, 주말 혜택 이벤트 등이 있다. 일정 기간에 접속한 유저들에게 평소 보다 높은 경험치를 제공해 주거나 특정 주말에 접속하면 아이템을 주는 방식이 많았다.
일부 이벤트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복귀 유저에게 혜택을 주는 이벤트의 경우, 많은 게임들이 도입하면서 복귀 유저 비율을 꽤 높일 수 있었다. 반면 접속시간에 따라 아이템을 주는 이벤트는 단기간에 PC방 점유율을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유저들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특히 넥슨의 피파온라인3는 지난 2014년 PC방 연계 이벤트를 개최해 PC방 점유율 5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 피파 유저들은 PC방을 독점하다시피 차지해 게임만 접속해 놓고 학교 등으로 사라져, 다른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PC방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이벤트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러한 이벤트들은 장기적으론 게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최근엔 오프라인 이벤트도 활발히 열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벤트로 지난해 ‘지스타2015’에서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블레이드앤소울’ 뮤지컬이 있다. 넥슨과 KT도 지난 7월 ‘메이플스토리’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뮤지컬을 일반에게 공개했다. 특히나 이번 공연은 홀로그램으로 제작돼 관람객들에게 신기술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블리자드는 지난 5월 ‘오버워치’ 출시를 앞두고 부산 벡스코(BEXCO)에서 대규모 출시 행사를 열었다. 오버워치 출시 행사는 게임속 한국인 영웅이자 실제 게임 속에서 부산을 활동 근거지로 둔 오버워치의 요원인 디바(D.Va)(본명 송하나)를 기념해 열렸다. 행사에서는 코스튬 콘테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블리자드는 또 오는 12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새로운 확장팩 ‘군단’ 출시를 앞두고 ‘아트 오브 워크래프트’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게임속 세계를 가상현실로 체험해볼 수 있는 VR체험 코너, 악마사냥꾼으로 분장해볼 수 있는 악마사냥꾼 메이크업실, 멋진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 등이 마련될 계획이다.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캐릭터 원화 등을 미술 전시회 형식으로 유저들에게 공개하고, ‘네코제’ 등 벼룩시장 형식의 이벤트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대학원생 김형민(27·가명)씨는 “온라인속 게임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려는 시도 자체는 유저 입장에서 참 좋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게임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게임업체들은 최근 리우 올림픽 관련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4종 통합 이벤트를 마련했다. 4명의 선수를 선택해 대표팀의 메달 획득 등을 통해 얻은 강화권으로 선수를 육성하는 미니게임 형태의 이벤트를 준비했다. 각 선수의 강화 등급을 동일하게 맞추면 메달을 획득해 최고 7관왕에 오르는 방식이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에서 올림픽 관련 특별 경기를 선보였다. 미래의 리우데자네이루를 배경으로 브라질의 디제이 출신 영웅인 루시우를 이용해 즐기는 3대3 축구 컨셉트의 모드다. 아울러 22일까지 제공되는 ‘하계 스포츠 전리품 상자’를 통해 100개 이상의 올림픽 관련 한정 수집품 아이템도 제공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이벤트의 중요성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벤트 흥행여부가 분기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그러나 유저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져 웬만한 이벤트로는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