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점유율 급락, 우버 차이나 매각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6월 13일 연례 개발자회의(WWDC)에서 iOS 10을 소개하고 있다. / 화면=애플 공식 홈페이지

 

중국에서 세계적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정체의 쓴맛을 보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이 된 중국 수요를 토종 기업이 뺏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분야는 다양하다. 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HW)부터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각종 서비스 앱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기술이 발달하고 1세대 창업주들이 자국 IT 생태계를 독점할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할 공산이 크다. 오히려 핀테크 같은 차세대 분야에서 중국은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위기의 애플, 중국 스마트폰 힘 커지나

 

726(현지시각) 애플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이 2015년 동기 대비 14.6% 줄었다. 아이폰 판매량도 15% 감소했다. 특히 중화권 매출은 33% 줄어 충격을 주었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아이폰 재고를 줄여 매출이 줄었으나 수요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중국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trategy Analytics2016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닐 머튼(Neil Mawton) 이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스마트폰 성장의 황금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더 큰 변수다.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생산 기업이 되려하고 있다. 오포(Oppo)나 비보(Vivo) 같은 중국 기업들은 샤오미(Xiaomi)가 차지했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방심할 수 없다.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 순위에서 삼성은 6위로 밀렸다. 화웨이(Huawei)1, 오포와 비보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4위가 샤오미였다. 1, 2, 3, 4위를 모두 중국 토종 기업이 차지했다. 애플은 5위였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화웨이로부터 특허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한 중국 시장 전문가는 화웨이가 성장하면 삼성이나 LG등 우리 기업이 더 타격 받을 것이라며 한국 제품은 아이폰 만큼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플랫폼도 중국세상, 우버도 손들어

 

 

 

우버 베이징 서비스 화면 / 그림=우버 공식 홈페이지

 

세계적인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Uber)1일 디디추싱(Didi Chuxing)이 우버차이나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대신 우버는 디디추싱 지분 17%를 사들였다. 이로써 우버의 중국 사업은 마감됐다. 디디는 중국 차량 호출 시장 93%를 차지하게 됐다.

 

우버는 중국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 업계는 연평균 10억 달러가 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카카오가 차량 호출 사업을 선점했듯, 중국에서도 디디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건에 대해 미국 IT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평했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는 중국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자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우버가 중국 최대 모바일 채팅 서비스인 위챗(WeChat)에서 광고하지 못하게 되면서 성패가 갈렸다. 중국 내 주요 IT대기업들이 경쟁사인 디디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계 검색, 동영상 플랫폼을 장악한 구글은 중국에서 접속조차 되지 않는다. 2010년 전자메일 검열 문제로 중국 당국과 구글이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요즘 뜨는 핀테크 산업도 이미 중국 토종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텐센트(Tencent) 등 자국 서비스를 이용해 물건을 결제하기도 한다.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 회장은 중국은 핀테크 관련 규제가 거의 없다시피하다한국에서 지금처럼 핀테크 산업을 제한하면 이 분야의 대외 종속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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