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잠실 심장부…세 유통공룡 직‧간접 연결고리

서울시가 지난 4월 25일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를 2025년까지 글로벌 MICE 거점으로 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을 발표했다. 시는 41만4205㎡ 규모로 올해부터 민간사업자 공모와 각종 행정절차에 들어가 2019년부터 3단계에 걸쳐 착공할 계획이다. 사진은 개발이 이뤄질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의 모습. / 사진=뉴스1

 

박원순표 MICE 서울의 청사진이 강남권에서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대형 유통3사도 계산서를 두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세 회사 모두 이 지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고리를 형성해뒀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CJ는 코엑스몰을 거점으로 둔 모양새다. 롯데는 잠실 랜드마크로 떠오른 제2롯데월드타워 덕에 수혜를 볼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MICE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서울시는 2013년 ‘서울 MICE 육성 마스터플랜’도 내놨다. 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박람회(Events & Exhibition)의 약자다.

 

박 시장은 특히 싱가포르 사례를 보고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 MICE 산업 1번지로 꼽힌다. 지난달에는 직접 싱가포르를 방문해 MICE산업 진흥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중 포상관광은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3월 방문한 중국 아오란 그룹 포상 관광단의 1인당 평균지출액을 280만원으로 집계했다. 4월에는 중국 중마이그룹 임직원 8000명이 한강에서 ‘삼계탕 파티’를 열었다. 중마이그룹 포상관광은 지난해 8월 베이징에서 열린 ‘2015 베이징 서울 관광 MICE 설명회’에서 박 시장과 한국관광공사가 직접 유치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ICE 관광은 기존 저가 단체 관광과 다르다”며 “MICE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쇼핑공간이 넓은 면세점이 쇼핑장소로 각광받고 90%이상이 화장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본격화하기 시작한 박원순표 도시개발도 MICE를 심장부에 뒀다. 눈여겨볼 핵심 상권은 코엑스와 잠실 일대다. 서울시는 신설 ‘지역개발본부’를 통해 4대 권역별 중점개발을 본격 관리하기로 했다.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이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비롯해 영동대로 지하공간을 활용한 개발이 눈에 띈다. 

 

하지만 서울시가 주안점을 둔 개발대상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다. 삼성동 코엑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MICE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이 일대(41만4205㎡)를 글로벌 전시·컨벤션산업(MICE) 거점으로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야구장과 학생체육관이 있는 자리에는 대형 전시‧컨벤션 시설과 특급호텔이 들어선다. 야구장은 한강변으로 옮겨 재탄생한다. 이들 시설은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국내 3대 유통기업이 모두 이 지역과 직간접 연결고리를 형성한 모양새다. 이들 기업이 박원순표 MICE 서울에 따른 손익계산서를 뽑아볼 움직임을 내비치는 까닭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신세계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현재 코엑스몰 및 칼트몰 임차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 결과 우선협상자로 현재 무역협회와 협상 중이다. 오는 16일까지 면밀 심사를 거쳐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 왕푸징호텔에서 '2015 서울관광 마이스 설명회'를 갖고 있다. / 사진=뉴스1

코엑스몰과 칼트몰 임차운영사업은 임대면적 5만8938㎡(1만7828평), 327개 매장에 대해 계약 체결일로부터 10년 동안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임대‧운영된다. 10년 재계약이 가능하다.

MICE와 박원순표 개발에 기대감을 내비친 신세계 측 보도자료도 눈길을 끈다. 신세계는 무역협회와의 협상을 공개하며 “삼성동 일대는 서울 최대 MICE 업무 복합 상권으로, 현재 진행 중인 국제업무교류지구 조성이 완료되면 코엑스–현대차부지–잠실운동장으로 이어지는 국내 최고 입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라고 진출배경을 설명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업총괄 부사장은 “신세계그룹이 가진 유통 노하우와 신세계프라퍼티의 부동산 개발‧운영‧관리 능력을 더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CJ도 규모는 작지만 MICE 진흥 사정권 안에 들어섰다. CJ푸드빌은 지난달 5일 코엑스몰에 7개 외식브랜드가 입점한 600평 규모의 CJ푸드월드를 개장했다. 제일제당센터점, CGV청담씨네시티점, IFC몰점에 이은 네 번째 푸드월드 매장이다.

코엑스몰의 주된 타깃은 사업차 방문하는 해외 바이어와 비즈니스 고객 등이다. MICE 효과를 누릴 수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강남의 경우 컨벤션이 자주 열려 외국인 고객이 많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실제 방문하는 숫자와 홍보효과를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코엑스 상권이 갖고 있는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강남권의 새 집객 거점이 된 제2롯데월드타워를 중심으로 개발 한복판에 섰다. 특히 서울시가 잠실을 MICE와 엔터테인먼트가 연계된 새 개발거점으로 삼으면서 직접적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몰에는 영화관과 쇼핑몰, 외식공간 등이 모두 들어서 있다. 또 코엑스와도 2호선으로 바로 연결된다.

롯데 측은 이곳에 롯데건설을 통해 오피스공간과 호텔식 서비스를 갖춘 복합 레지던스 사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미 성황 중인 외식,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형제의 난’으로 촉발된 검찰발 비자금 수사가 사업동력을 한 풀 꺾어버린 모양새다. 특히 MICE산업의 가장 알짜이자 제2롯데월드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월드타워점 면세점 폐점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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