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세 인하 효과 소멸∙구조조정 여파도 부정적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소비가 개선되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로 내수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 효과에 따라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었지만 하반기 들어 개소세 효과 소멸과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경기가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KDI는 4일 ‘8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소매판매와 건설투자 등 일부 내수 지표의 양호한 증가세에도 불구, 아직까지 경제 전반의 회복세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KDI는 2월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 데 이어 3월에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4월 들어 “일부 지표 개선으로 하방 우려가 줄었다”는 판단을 내놓은 이후 5월엔 다시 부정적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6월과 지난달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하반기 개소세 인하 효과 소멸, 구조조정 여파로 경제 전반에 걸친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KDI의 견해다.
부문별로 6월 광공업 생산은 0.8% 증가에 그치며 전월(4.7%)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2.8%로 대부분 산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73.0%)보다 낮은 72.1%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산업활동은 아직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6월 소매판매액은 8.9%로 전월(5.3%)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승용차 등 내구재가 13.5%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관련 기저효과가 소멸되고 개소세 인하 종료로 승용차 판매는 둔화될 것이라고 KDI는 전망했다.
6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2.0% 증가했다. 그러나 기계류 감소폭이 확대되며 전월(3.0%)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0.2%나 줄어 심각한 수준으로 위축됐다. 전월(-2.7%)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선박 수출 증가율은 전월(29.6%)에 비해 크게 축소된 -42.5%로 집계됐다. 조선업 구조조정 및 선박 수주잔량을 고려할 경우 상당기간 개선되기 어렵다고 KDI는 분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전월(100.2)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서비스업생산,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 증가 영향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100.4)보다 하락했다.
KDI는 “지난달부터 개소세 인하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내구재 소비와 운송장비 투자는 하반기 들어 둔화될 것”이라며 “조선업 밀집 지역 실업률 상승 등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경기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