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판매량 현대차 5.1%↓, 기아차 2.3%↓…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및 파업 여파
현대·기아자동차 7월 판매량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6월로 종료되며 소비자 지갑이 닫혔고, 노동조합 파업 탓에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현대·기아차 상반기 차량 판매량이 올해 판매 목표치(813만대)대비 47% 수준에 그친 가운데, 하반기 첫 달 판매량도 주저앉으며 현대·기아차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현대차는 1일 지난달 국내 4만7879대, 해외 29만1394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33만9273대를 판매함으로써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고 밝혔다.
내수시장 부진이 뼈아팠다. 현대차는 7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보다 20.1% 줄어든 4만7879대 판매에 그쳤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G80(DH제네시스 1374대 포함) 4574대, EQ900이 1217대 등 총 5791대가 판매되며 선전했지만, 효자 차종이던 레저차량(RV) 판매가 급감했다.
지난달 싼타페는 4670대, 투싼 3443대, 맥스크루즈 505대 등이 팔려나가며 현대차 RV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2.4% 급감한 총 8618대 판매됐다.
승용차는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517대 포함)가 6858대로 국내 판매를 이끌었으며, 이어 아반떼가 6244대, 그랜저 3450대(하이브리드 모델 457대 포함), 엑센트 827대 등 총 1만8568대 판매됐다.
내수보단 나았지만 해외시장 판매도 힘을 내지 못했다. 현대차는 7월 해외시장에서 국내공장 수출 8만1224대, 해외공장 판매 21만170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한 29만1394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공장 수출의 경우 노조창립일 등 근무일수 감소 및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지만, 해외공장 판매는 주요 차종의 판매 호조 등을 바탕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하며 국내 공장 수출 감소 분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4만4007대, 해외 18만5000대 등 전년 대비 2.3% 감소한 총 22만900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보다는 선전했지만 기아차 내수판매도 신통치 못했다. 기아차는 7월 국내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7% 감소했다.
주력모델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K5(3174대)와 스포티지(3007대), 쏘렌토(5483대) 판매량은 전년 동월대비 각각 50.8%, 7.6%, 13.4% 감소했다.
기아차 7월 해외 판매는 국내공장 생산 분 9만800대, 해외공장 생산 분 9만4200대 등 총 18만5000대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기아차는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국내공장 생산 분이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다만 해외생산 분 판매 증가로 전체 해외 판매의 감소폭을 최소화했다고 회사측이 밝혔다.
현대·기아차 7월 판매가 부진하자, 업계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올해 목표 판매량으로 잡은 813만대 달성이 요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상반기 현대차는 239만3241대, 기아차는 147만대 판매했다. 일년 반환점을 돌았지만 목표 대비 판매량이 47.4%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시장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판촉 활동과 마케팅 활동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 판매를 견인하는 한편, 해외 시장 개척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근무일수 감소, 생산차질 등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줄었다”면서 “향후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하고 지속적인 판촉 활동을 이어나감으로써 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