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한국 기업 영향시 은행도 타격 불가피
베이징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내 2%도 안 되는 외국은행끼리 제한된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며 “중국계 은행들은 라인업도 잘 돼 있고 수수료 등 다양한 수익원이 있어 외국계 은행들이 겨룰 상대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외자은행 유치는 하되 성장을 막는 모양새”라며 “중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 한국 시중은행 중 신용카드를 판매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중국 점포에서 번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9.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민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84억65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중국 유한공사는 지난해 120억3900만원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전년도 168억8800만원보다는 29% 줄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도 10억5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전년의 88억8700만원에 비해서는 격감한 수치다. 기업은행 중국유한공사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8억원으로 전년보다 79.1% 감소했다.
사드 배치로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여·수신 기능을 하던 한국계 은행들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시중은행들은 현지 한국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고객을 넓히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법인 설립 전과 비교할 때 중국인 고객 비중이 30%에서 70~80%정도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시중은행들은 중국인들에게 한국 호텔, 공연, 의료 서비스 이용 시 할인혜택을 받는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지방은행까지 중국에 진출하면서 한국인을 상대로한 영업은 파이가 점점 줄어들어 현지화를 추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 관계자들은 지난달 8일 한국이 미국과 함께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중국 고위 공무원, 사회 지도층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지성규 하나은행 중국 법인장은 "사드 배치로 우리와 업무를 하려다가 중단한 사례는 없지만 왜 사드를 배치하냐며 묻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망루 외교’를 펼칠 당시 화기애애하던 양국간 분위기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수그러들고 있다”고 했다.
지 행장은 “한국 이미지가 강한 기업들이 이로 인해 영향을 받으면 은행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냐”며 “한중 관계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