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딜러사 참존오토모티브 유동성 위기
부와 명예의 상징인 영국 명차 벤틀리가 거짓 앞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독점 딜러사인 참존오토모티브는 2006년 10월 서울 전시장 개점 이래 최대 고비를 맞았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저지른 소음·배기가스 인증서류 조작 차량에 벤틀리 주력 제품이 모두 포함된 탓이다.
2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9일 폴크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34개 차종, 79개 세부 모델에 대한 인증취소와 판매금지 조치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중 벤틀리 모델은 총 23개로 국내 판매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세단 컨티넨탈과 플라잉스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인증 전까지 참존오토모티브가 판매 가능한 모델은 벤틀리 대형 세단 뮬산이 유일해진다. 뮬산은 올해 상반기 2대 판매가 전부였다. 3개월에 1대꼴로 팔린 셈이다.
뮬산은 대당 가격이 4억8000만원에 달해 두 대 판매로 국산 중형 세단 32대 판매와 맞먹는다. 하지만 컨티넨탈과 플라잉스퍼의 지난 6월 판매량 3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 조치는 참존오토모티브에 직격탄이다.
문제는 폴크스바겐이나 아우디 판매 딜러사와 달리 벤틀리는 참존오토모티브가 대체해 판매할 수 있는 차종이 없다는 점이다. 벤틀리는 철처히 수작업으로 주문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컨티넨탈과 플라잉스퍼 차 값은 상위 트림 기준 각각 2억9500만원, 3억4000만원이다.
일각에선 참존오토모티브가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릴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참존오토모티브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딜러권은 넘기고 벤틀리 판매 확대에 주력했다. 지난해 상반기 벤틀리 판매량이 36% 급증하며 급성장했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참존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말 재고자산을 전년과 비교해 36% 확대했다. 차량 재고는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참존오토모티브 관계자는 “럭셔리카 시장 성장을 예상해 차량을 미리 사두었으나 인증 서류 조작 사태로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전시장은 개점 휴업상태다. 업무용 차량 과세 강화 조치로 위축된 시장에 판매할 차량조차 없어졌기 때문이다. 벤틀리 판매 전시장 한 영업사원은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참존오토모티브는 올 하반기 벤틀리가 내놓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벤테이가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